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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소설, <마당이 있는 집>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방영 덕분일까, 베스트 셀러에 올라와있는 <마당이 있는 집>을 아내가 보더니 쉴 새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흡입력 있는 이야기면 저렇게 눕기만 하면 책을 보게 만드나 싶기도 하고, 다 읽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바로 책을 집었다. 소설을 다 읽는데 2~3일이면 충분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가 시작되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폭주하기 시작한다. 주란과 상은의 과거 인생과 현재 이야기가 나오면서 둘은 만나게 된다. 둘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이 없고, 현재의 삶은 묘하게 불행하다. 착한 것 같으면서도 악한 모습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색이 독특하면서도 떠보이지 않는 것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다양한 가면을 쓰고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널 뛰기 시작하면서 마치 주란과 상은이 시소 양 끝에 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란이 무게를 싣고 내려가면 상은이 위로 올라가고, 상은이 밑으로 추락하면 주란이 올라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설의 뒷 부분으로 가면서 힘을 잃었다는 평도 많지만, 모든 의심스러운 부분이 풀려나가면서 일명 ‘떡밥 회수’는 깔끔하게 완료했다.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자기가 저지른 행동에 맞게 결과를 맞이했다.

당신은 누군가(무언가)에게 자아의 일정한 부분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가? …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이야기는 정말로 당신의 이야기일까? 당신이 꾸고 있는 꿈은 정말로 당신 자신의 꿈일까? 그것은 언제 어떤 악몽으로 변해버릴지 모르는 누군가의 꿈이 아닐까?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 Unsplash의Sigmund

자신의 이야기를 잃어버린 이들, 모두가 자신의 인생을 누군가에게 의탁하고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카드 탑)처럼 자신이 서있기 위해 누군가에 기대는 사람들. 그리하여 카드가 한 장 쓰러지는 순간, 모든 이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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