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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

어떤 글을 쓰더라도 서문에 정확한 정의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이다. 기껏 장황한 이야기를 해봤자 처음 시작 포인트, 정의부터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같은 글을 읽고도 정반대의 인식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제가 특정 단어가 핵심일 경우, 단어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 그 단어가 영어단어라면 단어의 정의를 이야기하기 위해 고대 어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은 여러 단어의 어원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각 단어에 대한 어원은 내용이 많지 않아 짧은 것은 몇 장 수준이고, 길어봤자 수 십장을 넘지 않는 분량이다. 따라서 각 단어마다 이야기의 흐름이 턱턱 끊길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는데 신기하게도 책 속 모든 챕터가 쉬지 않고 이어진다. 마치 단어 이어말하기처럼 한 챕터의 끝에 나왔던 유사, 연관, 연상 단어들로 다음 챕터를 꾸려가는 방식이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저자가 (책 앞 부분에 나오는 사람처럼)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어원에 대해서 설명할 것 같은 집요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어원은 아주 고대로 거슬러가는데 고대인도어나 고대 유럽에서 발생한 단어들이 많다. 단어의 어원을 알게되면 무엇이 좋을까? 그 영단어를 단순하게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단어를 이해할 수 있게되고,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의미와 그 문화권에서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역사적인 뉘앙스까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중학교~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영어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영어를 단순한 암기가 아닌, 단어가 생겨난 역사적인 흐름과 문화를 파악하면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란 문화와 역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므로, 역순으로 언어의 어원을 통해 문화와 역사 견문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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