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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범죄도시3 후기

올해 국내 극장가 성적은 처참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밀려있던 창고 영화들은 밀려있고, 잇따른 구설수에 오른 배우들이 찍은 영화들은 개봉을 못하고 있다.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넷플릭스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빛을 못 보고 사라지는 영화도 꽤나 많은 테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 극장가에서 유일하게 잘나가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범죄도시3. 2의 성공적인 후속작 이후 매년 출시할 예정이고 이미 5를 촬영하고 있다고 하니 못해도 2026년까지는 범죄도시 시리즈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3가 나오면서 사람들 사이에는 범죄도시를 ‘카레’에 비유하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돌았었다. 처음에는 맛있었고, 두 번째 더 끓여서 진하게 먹을 때도 맛있었고, 다음날 아침에 남은 카레를 다시 끓여서 먹으니 맛은 있지만 물리기 시작했다는 글. 일부 동의하지만 나에게는 범죄도시3가 범죄도시 시리즈여서 지겹다기보다는, 그냥 이전 범죄도시1과 2와는 전혀 다른 영화로 느껴져서 이상했다. 카레인줄 알고 먹었더니 데리야끼 소스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동석의 매력을 살리는 시원한 액션은 둔탁해졌고, 좋은 케미를 자랑하던 동료들은 모두 사라지고 매번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지각생들만 늘어났다. 잔인하지만 특색있던 빌런은 잔인만 하며, 상황에 맞춰 공식처럼 웃음을 주던 코믹 요소들은 대사만 남았다. 극장에서 나올 때는 감독이 바뀐 줄 알았을 정도였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장면이 범죄도시3에서 나온건지, 상반기에 끝난 모범택시 시즌2에서 나온 건지 헷갈리는 장면들도 있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의 유효기간은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 1,2를 좋은 기억으로 봤던 관객들이 적어도 4까지는 의리로 영화관에 찾아가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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