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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Movie] 버즈 라이트이어

유년 시절 어떤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고 자랐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나이를 유추할 수 있다는 디즈니 세대론은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다. 내가 어렸을 적 90년대에는 토이스토리가 있었다. (당시에는 픽사 소속이었지만 이제는 디즈니 소속). 토이스토리 4편까지 나오면서 다양한 외전과 컨텐츠를 출시하여 지금도 여전히 전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개봉한 ‘버즈 라이트이어’도 토이스토리 세계관에서 스핀오프로 나온 외전격 작품이라고 보면된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오리지널 버즈가 아니라 그 장난감 버즈의 실제 주인공, 만화영화 ‘버즈 라이트이어’를 다룬 내용이다. 그래서 토이스토리4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우리가 아는 캐릭터는 친숙한 버즈 라이트이어와 악당 ‘저그’만 나온다. 이미 2000년대 초 ‘우주전사 버즈’라는 이름으로 버즈에 관한 스핀오프가 있었지만 영화가 아닌 TV시리즈 방영이었다. 픽사 최고의 흥행작 토이스토리와 이어진 소재인 동시에 ’토이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환경 및 캐릭터 설정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도 토이스토리 팀에서 다양한 스핀오프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우주 특공대 탐사선이 버즈의 실수로 어느 행성에 추락하면서 시작된다. 탐사선이 광속을 벗어난 속도(라이트이어를 벗어난 속도)를 달성해야 원래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우주 특공 대원으로서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버즈는 광속에 도달하기 위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광속에 가까운 비행 시험 때문에 버즈와 행성에 남아있는 나머지 사람들과 타임라인은 매 번 시도 때마다 3,4년씩 벌어진다. 특히 버즈의 상관이자 파트너인 호손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생이 틀어진다. 버즈가 시험비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호손은 가족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고, 손녀가 생긴다. 그리고 버즈가 수십 번의 실패 후, 행성으로 복귀했을 때 호손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호손의 인생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고 생각하는 버즈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험 비행을 계속 하게되는데..  

인터넷에서는 작품의 스토리와 재미보다 작품에 들어가있는 PC적인 요소 때문에 국내에서는 더 논란이 됐다. 호손의 남편?이 여자인데다가 임신도 하고 아이도 낳았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크게 거슬리거나 불편하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스크린에서는 신경쓰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을만큼 훅 지나가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무감각하게 지나갈 수도 있다. 작품 흥행에는 확실히 영향을 줄 것이다. 디즈니/픽사 작품답지 않게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는데 중화권 개봉을 못한 탓도 있겠지만 미국 내에서도 보수적인 주에서 특히 흥행 성적이 저조했다는 기사도 있다.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봐야하는 만화영화 특성상 부모들이 불편한 영화에 자녀들을 데리고 가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이다. 디즈니 언제까지 자신들의 IP 뒤에서 PC요소를 투입할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작품의 주제는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 그리고 그 고난을 함께 이겨나가는 친구들과의 우정이다. 토이스토리의 주제와도 동일한 주제 선택은 아이들과도 같이 볼 수 있는 만화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제의식이다. 토이스토리 원작에서 보여준 것처럼 무모할 정도로 책임감과 진지하게 사명의식에 빠져있는 버즈의 모습은 내가 어른이 된 지금, 더 이상 우숩지가 않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발생한 일을 바로 잡으려는 그의 책임감과 끝없이 반복되는 우주 시험 비행을 위해 비행선에 타는 그의 뒷모습은 우디가 곁에 없어서 일까.. 오히려 쓸쓸하고 애처롭다. 이 시대의 돈키호테가 되버린 버즈의 고군분투는 뭔가모를 슬픔을 자아낸다.  

개인적으로는 버즈의 반려묘? 삭스가 너무 귀여운 포인트였고 유머 포인트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 끝 쿠키는 굳이 보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이 정도 성적이면 후속작은 어렵지 않을까? 그래도 토이스토리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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