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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복종할 자유 - 나치즘에서 건져 올린 현대 매니지먼트의 원리

 

책 제목 '복종할 자유'와 부제목 '나치즘에서 건져 올린 현대 매니지먼트의 원리'를 보자마자 사서 읽어보고 싶다라는 독서욕을 불러일으켰다. 복종할 자유라는 언뜻 보기에 모순적인 책 제목과 나치독일의 역사만 다뤄도 흥미로운데 나치 독일의 역사와 현대 경영 매니지먼트를 엮어낸 것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그 기대에 부응했다. 주제도 신선하고 책 자체도 얇기 때문에(보기 드문 200페이지 책) 마음 먹고 집중해서 읽으면 2~3일이면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책 내용은 부제목처럼 '나치즘', 나치 독일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독일, 제 3제국의 젊은 법률가, 대학교수, 고위 관리들은 승승장구하는 나치 독일의 기세에 힘 입어 매니지먼트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독일에 의한 통일 유럽이 구성되면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막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첫 번째 흥미로운 포인트가 나온다. 바로 독일이 스스로 전쟁에서 승리할 것임을 진지하게 믿었고 계획적이고 꼼꼼한 독일 지식인들은 전쟁 승리 후 세상을 위해 열심히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은 제 3제국의 반자유적인 성격과는 전혀 다른 자유 및 자율성의 공간에서, 자원과 노동자들이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고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인정한다는 이론이다. 그리하여 '기쁨을 통한 노동'은 조직의 호의로부터 노동자의 참여(engagement), 동기부여(motivation), 관여(implication)가 생긴다고 여기는 오늘날의 매니지먼트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즉 현장의 지휘관은 기업체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목표를 정하는 데는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 목표란 수행해야할 '업무'라는 한도 내에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고지를 점령해야 하는지, 어느 지점에 도달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또는 주어진 목표가 너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의 소관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자유는 자유를 획득하거나 쟁취하는 방법을 스스로, 또한 자율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복종할 자유였다. 그리고 그 복종할 자유를 맞이하는 것은 반짝거리는 제복의 견장이나 어깨장식 띠도 없으며, 지위에 따른 명예나 특혜마저 박탈당한 군의 하층부에는 위임받은 권한에서 비롯되는 무거운 책임감만 있었다.

나치 독일의 매니지먼트는 결국 '복종할 자유'라는 모순과 반도덕적인 현실에서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라인하르트 혼이 나치 친위대에서 독일 산업의 유능한 경영 학자이자 경영자 아카데미 원로로 과거를 세탁했듯, 나치 독일의 모순적인 복종할 자유가 현대 경영 매니지먼트 사이에서 참여(engagement), 동기부여(motivation), 관여(implication)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 경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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