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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정유정, 완전한 행복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이 나왔다. 소설 자체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모티프와 주요 인물은 현실에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사건에서 차용하여 더 주목을 받았다. 어딘가 모르게 음침한 느낌의 가족 일러스트가 있는 표지를 넘겨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첫 장부터 이번 소설의 주요 배경인 ‘늪’이 등장한다. 이 ‘늪’처럼  정유정 작가 특유의 불쾌하면서도 음습한 분위기로 소설이 시작된다. 등장인물들도 자신의 발목이 잠기는 줄도 모른채 늪에 빨려들어가고 있다. 소설은 신유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재혼한 현 남편이자, 차노아라는 전 아내와의 아이를 키우는 1) 차은호, 신유나의 전 남편 ‘서준영’ 사이의 딸, 2) (서)차지유,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건을 파해쳐나가는 신유나의 언니 3) 신재인. 이 세 명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신유나라는 인물을 바라본다. 각자 신유나와의 관게가, 남편, 딸, 언니이지만 모두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 거칠고 폭력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불사하는 이기적인 존재. 전개나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다기 보다는 인물 간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신유나에 대한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정유정 작가식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무더운 여름날이든, 한파 속 보일러를 한 껏 올린 따뜻한 집 안에서든, 몸서리치면서 읽기 좋은 소설이다. 완전한 행복, 그 부숴지기 쉬운 단어처럼, 주변을 깨뜨려가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무서움. 그리고 우리는 신유나처럼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진 않은지 돌이켜보게 만든다.
(참고로,  제주도 고유정 사건?에 대한 호기심만 가지고 이 소설을 읽기에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다. 정말 모티프만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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