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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한자와 나오키1-당한만큼 갚아준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떄는 도대체 무슨 책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한자 교육 책인건지, 한자라는 사람과 나오키라는 사람의 이야기인건지 확실하지 않았다. 나오키상 수상을 했다는 광고 문구를 보고는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다. 최근 진도가 안나가고 밀린 책이 많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단숨에 읽게될 정도로 스토리의 흡입력도 좋았고 쉽게쉽게 읽히는 문체였다. 반말과 존댓말이 뒤엉켜 번역이 어색하다는 리뷰도 많았지만 ‘한자와’라는 캐릭터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는 아니라 딱히 신경쓰이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은행 일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사는 공대생의 입장으로서, 굉장히 흥미로운 시대적 배경, 주제, 인물들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버블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일본의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돈이 흘러넘치고 대학생은 무조건 취업이 된다는 초호황 경제 시기를 지나, 많은 기업들이 줄도산을 했다. 평생직장으로 불리던 은행원이라는 직업도 평범한 샐러리맨의 인생이 되버렸다. 은행도 망할 수 있는 우울한 시기에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는 융자과장이라는 직함의 은행원이다. 은행원이 되면서 꿈꾸었던 많은 목표들은, 버블경제의 붕괴와 함께, 그 무너진 더미 속에 깔렸다. 그리고 오직 생존을 위한 혈투가 펼쳐진다. 위에서부터 묘한 압박이 왔던, 서부오사카철강 대출을 승인한지 얼마안된 상태에서 서부오사카철강이 1차부도를 냈다. 본사의 분위기와 지점 상부의 분위기는 이 어음부도의 책임을 한자와에게 돌리려고 한다. 이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자와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부실한 서부오사카철강이 어떻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결과부터 하나하나씩 단서를 쫓아나간다. 

다른 은행원이었으면 피할 수 없는 이 어음부도의 책임지고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파견을 당했겠지만. 한자와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 한자와가 어떤 인물인지는 소설 속 한자와의 입을 빌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난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어. 상대가 선의를 가지고 호의를 보인다면 성심성의껏 대응해. 하지만 당하면 갚아주는 게 내 방식이야.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아. 열 배로 갚아줄 거야. 그리고.. 짓눌러버릴 거야.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어찌보면 하루하루 반복되는 직장인의 이야기지만,  한자와의 태도는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좀 다르다. 권위와 불합리한 방식을 통해 일명 ‘꼬리자르기’를 통해서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들에게 정면으로 반박한다. 어떤 문제든 결국 원인이 있기 마련이고, 그 원인을 제대로 밝혀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나는 방식이다. 이제까지 듣도보지도 못한 새로운 종류의 소설을 읽고 싶다면, ‘한자와나오키’를 추천한다. 한자와의 고군분투 은행 액션? 활극은 2편으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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