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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Movie] 말할 수 없는 비밀,Secret in 단수이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고등학교 2학년 여름이었다.
그 당시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과 함께
마치 그 시절의 추억인양 이 영화가 떠오르곤 한다.
아마 총 6번인가 돌려봤다.
올해 초 대만을 가기 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로
몇 년만에 다시 이 영화를 봤다. 

영화 내내 이 콤비의 활약이 많다. 비극적인 영화에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코미디 캐릭터이지만 지금봐도 유쾌함이 느껴진다. 
그들의 활약이 자칫 눅눅한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영화에 생기를 많이 넣어준 편이다.

지금은 아시아의 스타가 된 주걸륜의 첫 주연과 감독인 영화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주걸륜하면 =말할 수 없는 비밀 이라는 공식이 남아있을정도로 한국인의 뇌리에는 이 영화가 깊게 남아있다.
'한국'에서는 굉장한 흥행과 이슈가 되었고 거의 10년이 지난 최근 극장에서 리마스터링 재개봉을 하기도 할 정도로
한국인의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 네이버 영화평점에서 1위를 다투던 영화이다.

현지 대만 사람들은 한국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이렇게 유명하다는 것을 잘 모르고
영화자체도 대만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는 사실과 매우 차이가 난다.
영화를 진지하게 본다면 진부한 스토리,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영화의 클라이막스와 후반부분에 대한 아쉬움 등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에 대해 반문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참 많다.
하지만 뭐랄까. 단수이가 주는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주걸륜과 계륜미의 연기가 좋았던 덕분일까? 음악 영화인듯 하면서
장르를 파괴해버리는 독특한 영화라서 그런걸까.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이 담겨있어서일까.

풋풋한 모습으로 화려한 건반 연주를 보여주는 주걸륜도 눈에 띄지만
계륜미는 정말 아픈 여자 주인공 역할에 딱 들어맞는 청순한 외모와 수수한 얼굴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다만 그 이후 작품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대만에 가서 물어보니 잘 살고있고 티비에도 자주 나온다.
이후 대표작인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도 한 번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인 백건,흑건 연주 장면이다. 아마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이 연주는 한 번쯤 보거나 들어봤을거다.
주걸륜이 대역없이 직접 소화하는 장면을 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다들 대단하다!라고 감탄한다.
수 십번 봤어도 연주 장면은 머리에 참 오래 남는다. 연주곡 자체가 음악 문외한이 느끼기에도 화려하면서
듣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인물과 주위 배경과 잘 맞는 OST가 이 영화가 지금까지 사랑 받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이 영화 취향을 많이 타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다. 자신만의 까다로운 입맛(로맨스는 안본다. 공포물은 안본다. 등등)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보는 것을 추천한다. (평론가들에게는 10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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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걸륜이 자신의 고향인 단수이를 무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찍었는데
덕분에 여행객, 특히 한국 여행객들이 자주와서 단수이 입장에서는
출신 스타가 고향에게 최고의 선물을 준 셈이다.

7년이 지나고 나니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랑 많이 다른 부분도 있었고 '아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하는 장면도 많았다.
영화에 나오는 시장이 예뻐 대만에 갔을 때 들려보고 싶었지만 영화촬영이 한군데서 진행된 게 아니라 실제 장소를 보려면
아예 하루 날을 잡고 돌아다녀야한다. 영화에 주배경인 학교는 굉장히 이국적으로 생겼다.
대만에 여행갔다가 6개월 동안 눌러앉은 동생한테 들은 바로는 이 학교가 단수이역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있고
학교에서 실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외부인들은 방해가 안되게 대충 구경하고 나와야하는 모양이었다.

잠깐 둘러봤던 단수이의 노을을 보다보면 이런 영화가 어떻게 착안되고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가 조금은 간다.
타이베이시에서 지하철로 1시간정도 이동했을 뿐인데 시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
특히, 저물어가는 해가 강 위로 뿌려대는 멋진 광경은 말할 수 없는 비밀과 함께 단수이에 가볼 이유를 만들어준다. 

이 영화를 좋아하면서 단수이를 가보게 된다면 네이버에 이동진 평론가가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390)
실제 단수이에 가서 촬영지를 구경한 자료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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