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아메리카노

누군가 나에게 '영어를 어느 정도 잘하고 싶은가?'라고 물을 때마다 나는 항상 미국 정치 뉴스를 자막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익히고 싶다고 답한다. 아마도 어렸을 때 봤던 미드 <뉴스룸>을 보고난 후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정치 뉴스를 영어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언어적 리스닝을 잘해야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지식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그런 목표를 잡았던 것 같다. 물론 그 목표를 달성하기에 내 영어 실력은 아직도 형편없지만 30대가 된 이후에도 막연히 그런 목표를 꿈꾸고 있다. 그러던 중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를 만났다. 이 팟캐스트가 내 영어 실력을 레벨업 시켜줄 수는 없겠지만 미국의 문화와 정치에 대한 지식은 확실히 레벨업 해줄 수 있는 컨텐츠다.

아메리카노.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커피에서 따온 '아메리카노'라는 이름.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는 커피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America + Know를 의미한다. 동음을 가진 단어를 익살스럽게 팟캐스트 제목으로 정했다.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작했다. 매일 외신 뉴스에 외교, 정치, 사회 주제를 가리지 않고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미국이지만 비행기를 타고도 꼬박 12시간을 가야하는 먼 거리 때문일까?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사회를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정치 상황과 제도는 어떤지 자세히 들여다 볼 방법과 기회가 거의 없다.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는 이 빈틈을 잘 메워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N.Y.U 정치학과 교수이자 아메리카노 2020의 정치통인 유혜영 교수와 뉴스페퍼민트 송인근 편집장, 두 진행자가 뉴욕에서, 한국에서, 헬싱키에서 녹음해서 올리는 팟캐스트 <아메리카노>에서는 미국의 정치/법률 이야기를 다룬다. 2020년 미 대선 동안에는 미국 대선 및 정치 제도, 선거 제도에 대한 이야기와 대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 미 대선이 끝난 뒤에는 아메리카노 2020이 막을 내리는 가 싶었지만, 새로운 시즌2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플랫폼 경제에 대한 스터디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즌3에서는 책을 선정해, 책 내용을 다루는 형식으로 2022년 7월까지 진행 중에 있다.

미국 정치와 뉴스에 대해 한국어로 된 컨텐츠가 없다보니 미국에서 정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이자 미국 뉴스를 주로 다루는 뉴스페퍼민트 편집장이라는 두 진행자의 직업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딱 알맞은 섭외?로 느껴진다. 딱딱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두 사람의 생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020년 미대선 시즌과 현재 2022년 여름 시즌3는 팟캐스트에 올라오자마자 들었기 때문에 현재 이슈가 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바로바로 들을 수 있는 현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대선 때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지역에 가서 녹음을 하기도 했었고, 현재에도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있는 이슈를 다루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 뉴스에서는 '미국에서 낙태관련 법안에 대해서 대법원의 파기 판결이 미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도의 내용을 들을 수 있다면, <아메리카노>에서는 기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번 파기는 무슨 과정이 있었는지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팟캐스트 <아메리카노>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루고 있는 컨텐츠의 유익함도 있지만 두 진행자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환상의 짝꿍만이 보여줄 수 있는 호흡을 빼놓을 수가 없다. 두 진행자 모두 목소리가 편안하고 안정된 톤이라 집중해서 듣기에도 좋고, 운동이나 설거지를 하면서 들어도 큰 불편함이 없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실 것 같은 유혜영 교수님이 진지하게 내용으로 길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약간 빽빽하다 싶으면 송인근 편집장님이 적당한 타이밍에 유머로 긴장을 풀어주는 식이다.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를 듣고 있으면 왠지모르게 라디오나 강의를 듣는 기분보다는 유혜영 교수와 송인근 편집장의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아 테이블에서 와인을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팟캐스트 <아메리카노>는 내가 운전할 때, 운동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팟캐스트다. 요즘 예상보다 너무 바빠 정신없다는 두 분! 꼭 차기 시즌, 그 다다음 시즌도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홈페이지 주소 :https://americaknow2020.com/category/팟캐스트/

팟캐스트 – 아메리카노

애플 팟캐스트 주소 : https://podcasts.apple.com/kr/podcast/%EC%95%84%EB%A9%94%EB%A6%AC%EC%B9%B4%EB%85%B8/id1495453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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