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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야할 콘텐츠 - 우리들의 블루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 배경에, 그 상황에, 그 인물에 자신을 이입하고 몰입한다. 시원하게 김치 싸대기를 때리거나, [[드라마-펜트하우스]]처럼 사람들을 음모를 꾸미고 함정에 빠뜨리고, 사람을 죽이면서 갈등과 감정을 최고조로 몰아가는 막장 드라마는 누가 먹어도 시원한 탄산 같은 음료다. 자꾸 땡기기도 하고 한 번 막장 드라마를 보면 멈추기도 쉽지 않다. 

 

오늘 소개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탄산음료보다는 건강한 녹차 같은 음료다. 탄산처럼 막 땡기지도, 입맛에 바로 딱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회차를 거듭해나갈수록 제주도 어느 해변가에 모래사장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잔잔하게 시청자의 감정을 흔들고, 파도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눈 부신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들이 많다.(물론 논란이 된 에피소드도 있지만..)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배경인 제주도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환경만 같고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과 주제는 달라진다. 저번 에피소드까지는 주인공이었다가 다시 조연 배우로 등장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주연과 조연을 따로 나눌 수가 없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국내에서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초호화 배우들로 이루어져있음에도 몰입을 해치지 않는 것은 인물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그야말로 살아움직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노희경 작가가 메인을 맡고 있다고 해도 혼자서는 절대 꾸미지 못할 이야기들이 다양한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임에 틀림없다. 실제 어딘가에 있을법한 동네, 어디선가 봤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블루스>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드라마가 왜 갑자기 엉뚱한 길로 빠지고, 내용의 디테일이 없는가하면 그것은 작가와 제작팀의 경험 부재에서 비롯된 디테일 부족에 기인한다. 창업, 국가안보, 홍보팀, 스포츠 같이 겉 주제만 바뀌고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똑같은 연애이야기만 있다보니 서로 다른 드라마를 봐도 비슷한 감정만 느낀다. 

 

반면, <우리들의 블루스>는 디테일한 설정으로 하여금 드라마의 무대가, 등장인물들이 제주도 어디선가 실제로 있는 곳이고, 실제로 살아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몰입하면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제주도 사투리 연기 뿐만 아니라, 주요 배경과 주인공들의 삶의 터전인 시장과 바다, 그리고 해녀들 이야기 모두 실제 현지인이 보면 다소 어설프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시청자들이 보기엔 충분한 디테일로 채워져있다. 매 2회분 정도 이야기마다 모두 다른 주인공,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어 다른 감정선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원래 제작하려던 드라마가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된 상태에서 '대안'으로 나온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시청률이나 평가가 좋다. 이제는 오히려 무산된 드라마가 다시 만들어진다고 해도 <우리들의 블루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곧 종영을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정주행을 달리기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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