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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내가 전자책 이북 리더기를 7년간 사용하는 이유

블로그에 YES24의 크레마 카르타 이북리더기를 구매한 리뷰를 쓴지도 6년이 흘렀다. 6년 가까이 E ink 이북리더기를 사용하면서 정말 많은 책을 편하게 읽었다. 기기 자체의 완성도나 작동 속도에는 불만이 있을지언정 한 손에 쏙들어오는 이북리더기 사용 자체에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6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이북리더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1) E Ink 디스플레이

정말 잉크로 인쇄된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한 E-ink 디스플레이가 굳이 이북리더기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장점이다. 1세대 이북리더기들처럼 일반LCD를 달고 나왔다면 굳이 리더기로 이북을추가로 구매하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백라이트를 쓰지 않아 눈이 편하고, 백라이트를 쓰지 않기 때문에 태양이 내려쬐는 야외에서나,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도 눈부시지 않고 또렷한 글씨를 볼 수 있다. 카르타 패널부터는 PPI(Pixel Per Inch)도 300PPI로 높아지면서 실제 인쇄물과 구별되지 않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북리더기를 구매하게 됐다.

2) 가벼운 무게,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사이즈


일반적이 페이퍼백 도서를 본다고 하더라도 한 손으로 책을 보는 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책은 두 페이지고, 그냥 두면 스스로 덮이려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한 손으로는 책을 지지하고 한 손으로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게 고정해줘야한다. 집이나 고정된 장소에서 이렇게 두 손을 사용해서 읽는 것은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이동하고 있거나 한 손을 쓰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책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 짐을 들고 있다던지,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경우에는 확실히 책을 읽기가 어렵다. 반면, 이북리더기의 경우 책장을 고정해줄 필요도 없고, 책 한 페이지 사이즈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서서, 한 손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이북리더기가 유용했다.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 리더기를 들고 보는 것도 괜찮았지만, 자리에 앉아서 갈 때도 작은 사이즈기 때문에 앉은 상태로 낑겨서 가는 출퇴근 시간에 두 손으로 책을 펼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무게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사이즈는 이북리더기만의 확실한 장점이다. 

3) 수 십, 수 백 권의 책을 하나의 기계에.


장기간 여행을 떠나거나, 타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때 책을 여러 권 챙겨가는 습관이 있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소설책이나, 타지에서 필요할지 모르는 책들까지 챙기다보면 여행짐에 책이 차지하는 무게와 부피가 상당해진다. 그렇게 책을 챙겨간다고 해서 반드시 다 읽고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어떤 여행의 경우 책 한 권을 다 읽지 못하고 올 경우도 발생 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 책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방식이 될 수도 있다. 이북리더기는 그런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 책이다. 무게와 페이지 수에 상관없이 수 십, 수 백권의 책을 400g짜리 손바닥만한 기기에 넣고 다닐 수 있으니 그야말로 활자가 물리적인 제약에서 벗어난 순간이다. 작은 도서관이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 작은 기기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는 한계가 없다.

4) 오로지 책에 집중.
이북리더기의 성능이 올라가면서 필기가 되는 기기나 오디오북 재생이 가능하게 스피커가 탑재된 모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능 자체가 컨텐츠를 읽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게임이나, 유튜브, 일반 어플 실행에는 매우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게된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다.

5) 오래가는 배터리


이북 리더기 충전 빈도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와 유사하다면 E book 리더기 사용을 안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무선 이어폰까지 요즘 같이 충전해야할 제품이 많은 시대에, 책을 읽기 위해서 따로 충전해야한다면 누가 반길까? E-book 리더기의 경우 사용량에 따라 충전 빈도가 달라지긴 하지만, 하루에 30분 사용을 기준으로 한다면 기기에 따라 1, 2주에서 최대 한 달까지 충전을 안해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볍고 늘 들고 다닐 수 있으면서 e잉크 덕분에 배터리도 오래가서 편리한 기기다.

단점
1) 느린 성능


일반적인 이북 리더기에는 이전 세대의 AP를 넣는다. 거기에 e-Ink 디스플레이는 느린 레이턴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느리다 버벅인다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터치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기 때문에 최신 핸드폰 위주로 사용해본 사람들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2) 안드로이드 버전에 주의하세요!


아무래도 이전 세대의 AP를 쓰다보니 이북리더기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가장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도 낮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YES24에서 판매하고 있는 크레마 시리즈들은 예전부터 안드로이드 버전이 낮기로 유명한데, 그럴경우 다른 이북 어플(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등)을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3) 설탕액정(내구성), AS 주의
2대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내구성 관련 부분이나 AS를 받은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에 의하면 설탕액정이라고 불릴 만큼 화면이 깨지기 쉽다고 한다. 왠만하면 케이스를 씌워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AS의 경우에도 대부분 기기 값이 싼만큼 (10-20만원 사이) 수리비가 기기값만큼 나오는 경우가 많다. 조심히 쓰는 것 밖에 방법은 없어보인다.

4) 잔상과 리프레시


사람마다 취향이 확고하기 때문에 책을 보면서 전 페이지에 나왔던 글자와 그림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Eink 디스플레이의 잔상이 신경쓰이거나, 그 잔상을 없애기 위해서 몇 페이지마다 동작하는 리프레시에 적응이 안되서 이북 리더기를 못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우리는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살아간다. 뉴욕 타임스같은 언론은 진작 종이 신문에서 디지털 뉴스으로의 전환을 끝냈다. 디지털 뉴스는 종이 신문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며(수정도 실시간), 영상과 사진 첨부에 있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고, 지식을 쌓게 해주며, 다양한 간접 체험을 선사하는 ‘독서’도 그 플랫폼을 디지털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많은 포션이 인쇄물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작은 움직임마저 사방에서 보이고 있다. 마트 진열대의 가격표, 대학 수업 시간에 두꺼운 텍스트북과 필기 노트 대신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학생들, 취향에 맞는 잡지가 아니라 뉴스레터를 구독해서 보는 시대.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전자책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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