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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넷플릭스 영화 '애비규환'

# 넷플릭스 영화 애비규환


More than Family라는 비교적 평범한 영어제목과 달리 ‘애비규환’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이다.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한 얼굴인 크리스탈이 주인공 토일역을 맡아 영화 썸네일에서부터 눈에 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임신과 결혼이라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머와 따뜻함으로 담아낼 것임을 예고하는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토일’은 5살 이후로는 본 적 없는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다. 토일의 아빠는 토일이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태어나 ‘토일’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친아빠 없이 엄마와 새 아빠와 같이 살아온 대학생 토일은 과외를 가르치던 남고생 ‘호훈’과 임신을 하게 된다. 영화는 토일과 호훈이 토일 부모님 앞에서 임신 사실을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뜻밖의 임신으로 당황한 것은 토일의 부모님도 마찬가지. 호훈이 고객를 숙이고 있는 와중에 토일은 온갖 사자성어와 미래 계획에 대한 PT를 부모님께 펼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은 부모님의 부정적인 반응뿐. 실질적 주권을 가지고 있는 엄마 선명은 누굴 닮아 그렇게 무모한지 화를 낸다. 기분이 상한 토일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건 친아빠가 아니라면서 집을 나간다. 그렇게 토일은 5살 때부터 사랑과 이해로 키워준 가짜 아빠를 두고 제멋대로 지은 ‘토일’이라는 이름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고있는 ‘친아빠’를 찾으러 간다…

청소년 임신에 대한 영화 + 친아빠를 찾으러간다는 다소 진부해보이는 소재의 영화지만 신선한 시선으로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토일’의 친아빠 찾기 대모험부터, 예비신랑 찾기까지, 토일의 과거부터, 미래를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다. 호훈을 찾은 뒤 모든 인물들이 모인 배트민턴 장에서 일어나는 씬은 마치 모든 인물이 무대 위로 올라와 대사를 펼치는 연극같은 느낌을 받았다.

배드민턴 장 최고조 씬에 토일의 엄마(장혜진 배우)의 대사가 영화를 꿰뚫는다.
“나도 그때 내가 너처럼 똑똑한줄 알았어. 난 후회는 실컷 했어. 근데 생각해보면 망해도 완전히 망한 건 아닌 것 같아. 너랑도 만났잖아!”

웅장한 무대세트 없이도, CG도 없이 별다를 거 없는 동네와 배우와 대사만 가지고도 소소한 재미를 주는“애비규환’. 긴 영화와 너무 조미료 맛이 나는 영화들이 질린다면 ‘묵밥’ 같은 영화 ‘애비규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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