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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ovie] 엑시트

디즈니의 스크린 장악과 국내영화로는 기생충의 독주가 끝난 뒤에 극장가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무더운 극한의 더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시즌이지만, 별다른 흥행 기대작은 없었고 조정석과 임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가 나름 소문이 나쁘지 않았기에 예매했다. 영화 자체는 ‘극한직업’처럼 아무 생각 없이 영화 자체를 즐기러 간 관객에게 딱 최적화되어있는 영화다. 마치 코미디 흥행 공식처럼 영화 초반에 주인공들의 찌질해보이는 모습을 최대한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 멋있어야할 때는 진지하고, 신파 장면에서는 적당히 슬픈. 균형이 잘 잡힌 가족 오락 영화다. 특히 이 모든 것은 주연 배우인 조정석의 힘이 컸다. 그의 능글능글한 연기는 초반 철봉씬부터 시작해서, 결혼한 누나로 나오는 김지영과의 개그 케미에서 절정에 달했다. 영화 자체는 여느 재난영화의 시퀀스와 다를게 없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는 것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등장인물들의 표정에는 고통과 슬픔뿐만 아니라 희노애락이 담긴 말그대로 희극의 성격을 띄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지하게, 심각하게 영화를 보지 않고 단순하고,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반면 관객 수에 비례하여 비평하는 사람들도 많긴하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세지를 애써 파악하지 않아도, 스크린에 있는 동안 주인공에게 완전히 이입되어 같이 웃을 수 있고 같이 슬퍼할 수 있다면, 그걸로 영화의 목적과 역할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스크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적어도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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