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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GPD pocket

해외 출장이나 국내 외근을 많이 다니면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1.8kg 짜리 랩탑을 들고 다니는 게 어려워졌다. 특히 충전기 블럭까지 들고 다니면 거의 2kg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해외 출장 때도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패드나 크롬북으로 간단한 업무를 대체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아이패드는 문서 읽는 용, 동영상 보는 용도를 넘을 수 없고, 크롬북은 그나마 회사에서 오피스365를 구독하기 때문에 메일을 보거나 간단한 문서를 작성하는 용도로는 쓸 수 있지만 크롬북 역시도 제대로된 업무를 하려고 하면 되는게 없다고 보면된다. 성능 때문에 느려터져서 정말 간단한 기본 오피스 작업만 가능하다. 그래서 새로운 랩탑을 필요했고 그에 맞는 구매 기준을 세웠다.
  1. 키보드, 충전기 포함 무게 1kg 미만
  2. 지하철에서 써야하고 작은 가방에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부피가 크지 않을 것
  3. 성능이 간단한 오피스 작업 뿐만 아니라 간단한 코딩도 가능한 정도일 것.
  4. 가격이 일반 랩탑보다는 당연히 확실히 저렴해야할 것
  5. 확장성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입출력 포트가 있어야함.


서피스 제품이나 갤럭시북을 고려했지만 둘 다 키보드를 사용하려면 1kg가 넘어가서 기준에 맞지 않아 GPD pocket을 구매 결정했다. 서피스고와는 계속 갈등을 했지만 키보드, 펜을 합치면 100만원 가까이 되는 비용이 든다는 점이 기준에 맞지 않았다. 제품 상세 사양은 아래와 같다.


일단 G9에서 구매를 했는데 타오바오 코리아 대행구매(타오2코리아?)를 통해서 온 것 같았는데 제품 QC 문제가 여실히 보였다. 일단 몇몇 키가 누르면 두 번 눌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맥북처럼 키보드 사이에 먼지가 들어가서 인지 아니면 기구적으로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어 일단, key filter 프로그램을 통해 두 번 중복되는 현상을 제거해서 사용했다. 두 번 째로는 디스플레이 빛샘이 오른쪽에 심하게 보였는데 타오바오 코리아 기준에 디스플레이 빛샘은 교환해주지 않는다고 적혀 있서 그냥 참고 쓴다. 검은색 화면에서만 눈에 띄기 때문에 7인치의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볼 일도 많이 않아 그냥 사용한다. 추가로 사용하면서 몰랐는데 우연히 GPD pocket 유저가 근처에 있어 구입한 GPD pocket을 보여주니 힌지가 왜 이렇게 뻑뻑하냐는 피드백을 받았다. 원래 그런건줄 알았는데 그분 제품은 부드럽게 잘 열리고 잘 닫힌다고 하더라. 제품간 편차가 많은 제품이다.


받자마자 느낀 QC문제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빌드 퀄리티는 꽤나 만족스럽다. 게임전문 소형 PC를 제작한 경험을 GPD에서 잘 살려 제대로 된 7인치 PC를 뽑아낸 느낌이다. 일단 CPU는 atom 쪽이지만 ram이 8gb라서 그런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 있어 큰 불편함이 없는 성능이다. 물론 일반 PC에서 짠 정말 초 간단 코드도 빌드해보면 엄청 느린 걸 체감할 수 있지만, 그래도 지하철에서 한 손에 PC를 들고 코딩을 하거나 디버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업무적인 용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은 기기다.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Sack bag에 담을 수 있는 가벼운 무게라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바로 GPD pocket에 연결하여 간단한 편집까지 가능하다. 어떤 유튜버는 야외에서 무거운 맥북을 들고 나가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보다 GPD pocket을 들고 나가는게 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프리미어 등으로 영상 편집을 한다는 건 아니다. 단순히 바깥에서 영상 업로드 등의 작업을 이야기하는 것임.) 게임 용은 아니지만, 스팀의 인디게임이나 오버워치까지는 그럭저럭 돌릴만한 정도라고 한다.(유튜브 참조)
매우 뛰어난 휴대성과 그럭저럭 쓸만한 성능은 이 제품의 모토이자, 가장 큰 매력포인트다. 하지만 구매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단점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불편함은 바로 키보드. 키보드 배열이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배열이다. 글을 많이, 빨리 쓰다보면 어쩔 수 없이 오타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 레이아웃과는 많이 다르다. 두 번째는 터치패드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노트북들은 대부분 터치패드를 기본적인 입력 장치로 쓰는데 반해, 크기를 최대한 컴팩트하게 유지해야하는 GPD Pocket은 트랙패드가 들어갈 자리조차 없어 씽크패드 제품에서 볼 수 있는 빨콩(GPD Pocket은 하늘색 콩이다.) 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여야한다. 씽크패드에서도 나름 유용하게 썼기 때문에 구매 전에는 이 입력 장치가 큰 불편함을 줄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사용함에 있어서 굉장히 불편하다. 일단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키보드 레이아웃이 달라 손가락 자세도 틀어지는데다가 파란콩의 위치가 키보드 중앙이나 상단이 아니라 스페이스바 위에 있는 매우 괴이한 위치 때문에 키보드를 치면서 빠르게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기 쉽지 않다. 이 두 점이 굉장히 큰 불편을 초래한다. 성능이 제한적인 UMPC이기 때문에 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성능을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대부분 간단한 오피스, 문서작업을 목적으로 구매했을텐데 지적한 키보드 레이아웃과 트랙패드의 부재는 가장 기본적인 오피스, 문서작업조차 불편하게 만든다. 그나마 다행인건 정확하지는 않지만 스크린 터치가 지원된다는 점이다. 어렵게 마우스 포인터를 옮기고 있다보면 자동으로 화면에 손이 나가게 되어있다.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이 작은 랩탑에 다양한 포트들이 달려있지만 SD Card 슬롯이 없는 점이다. 용량이 128GB로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악명높은 윈도우 10 업데이트를 몇 번 설치하다보면 용량이 모자랄 수 밖에 없다. 집에서는 NAS가 있어서 그나마 작업이 용이하지만, 외부로 나가서 인터넷이 안되는 환경이라면, 이 랩탑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휴대성을 살리고, 성능과 키보드, 트랙패드를 버렸다. 하지만 정말 가볍고 부피가 작은 UMPC만의 장점은 매우 잘 살린 제품이다. 벌써 출시한지가 꽤 되어 가격도 많이 떨어졌고, 현재는 GPD에서 Pocket2를 펀딩하고 일반 판매도 곧 시작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성능도 업그레이드하고, 키보드 레이아웃과 트랙패드에도 개선이 있다고 하니 기존제품 대비 2배정도 비싸졌지만 좀 더 완성도 높은 UMPC를 만나고 싶다면 GPD Pocket2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UMPC 활용면에서는 이 정도 성능이면 충분할 것 같아 2를 구매할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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