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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Drama] 비밀의 숲


비밀의 숲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로 보고나면 더 엄청나다. 16부작의 한국 드라마가 이 정도로 전편에 걸친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극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정의’라는 하나의 주제와 대립되는 인물들의 갈등은 단 한 편의 에피소드도 따분하거나 시시하게 만들지 않는다. TVN에서 최고 6.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성적을 보여주었고 이후에도 넷플릭스에서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 황시목 검사(조승우 배우)는 어릴 적 뇌 수술을 한 뒤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보통의 픽션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이 빌런(악역)으로 성장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밀의 숲에서는 다른 전개를 보인다. 사사로운 사적 감정이나 개인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고 오로지 법에 따른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검사의 위치에서 정의를 위해 몸을 던진다. 어느 한 가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보이는 것만큼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경찰과 검찰이 모두 엮여있는 긴 부패의 실타리의 시작이었다.

황시목 검사는 이제껏 혼자 수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열혈 경찰 한여진 경위(배두나 배우)와 함께 사건의 배후를 추적해 나간다. 완전히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이 둘의 케미도 좋지만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인 경검찰 합동 수사팀의 합이 참 좋았다. 신입 검사 영은수를 연기한 신혜선과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서동재를 연기한 이준혁, 한여진 경위와 같이 합을 맞추는 장건 역의 최재웅, 김정본 역의 서동원, 윤세원 역의 이규형까지 참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나오고, 이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드라마다.


특히 드라마 내내 황시목과 정반대 편에 서있는 이창준 부장검사라는 캐릭터는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역으로 꼽을 수 있다. 배우 유재명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통해서 수직적인 검사조직 분위기를 잘 묘사하였고 무서울정도로 놀라운 연기력을 통해 2017년, 올해의 재발견한 배우로 꼽히고 있다. [기사링크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9262694&memberNo=31724756&vType=VERTICAL]

영화 막바지로 갈수록 첨예해지는 황시목과의 대립각과 그 끝은 이 드라마의 정점을 찍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작가가 자신의 첫 작품으로 썼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무게감과 흥미로운 소재와 사건들로 넷플릭스에서 본다면 한 번에 최종화까지 몰아볼 수 밖에 없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2를 외쳤지만 쉽지 않아보인다. 다만 다음 작품에도 큰 기대를 걸 뿐이다. 2018년 5월. 백상예술대상을 받은 비밀의 숲, 남우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조승우의 말대로 시즌2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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