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Movie]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_20180303



극장에  Shape of water 영화를 보러갔는데 Shape of water는 개봉일에 비해서 너무 금방 내려간 느낌이다. 아쉽지만 다음에 보기로 기약하고 대신 '리틀 포레스트'를 보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어떤 예쁜 배우가 시골에 가서 요리를 하는 일본 영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가 그 일본 영화원작을 베이스로 한 영화라는 건 표를 예매하고 알았다. 임순례 감독이 '남쪽으로 튀어'에서 다뤘듯 일본 소설 원작(영화도 있지만 어떤 걸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 시골 풍경을 잘 살려서 재밌게 본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시골 풍경을 담아낼까 궁금했는데, '남쪽으로 튀어' 와는 전혀 다른 카메라 구도와 색감으로 정말 예쁜 영상을 그려냈다. 사람들이 요리만 하고 힐링되는 영화라고 해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전혀 상상도 안됐는데, 김태리가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요리만큼이나,  주연 3인방이 만들어내는 스토리 또한 따뜻하고 자연스러웠다. 보는 내내 그 사이에 껴서 이야기와 함께 음식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김태리 역)은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지고 남자친구만 합격하게 되자 혜원은 말할 수 없는 자존감 하락을 느낀다. 시험의 결과만큼이나 작은 자취방에서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남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면서 지내는 그녀의 삭막한 생활 환경이 혜원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혜원의 고향은 아직도 계절에 따라 생활과 일거리, 먹거리가 바뀌는 농경사회다. 겨울에는 비축해놓은 재료로 음식을 해먹고, 가을,겨울 내내 말려왔던 곶감을 먹을 수 있고 봄이면 누구나 할 거 없이 자연의 싹틔우는 일을 도와야한다. 여름의 내리쬐는 햇볕처럼 농작물에 정성을 쏟아야한다. 가을에는 태풍으로 작물들이 망가지거나 혹은 풍년이거나 그 모든 결과는 자연이 결정짓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어느 계절에나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음식을 먹는 서울에서 벗어난 그곳에서 혜원의 이야기는 보는 모든 이에게 공감과 따뜻한 위안을 준다.
혜원보다 먼저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류준열 역)와 농협에 취업해 한 번도 고향을 떠나지 않은 은숙(진기주 역)이 땀 흘려 만들어가는 농사, 그 재료를 이용한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이 곁들어진 셋의 청춘이야기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도시에서는 친구들을 카페와 술집에서 만났을 그들은, 그 곳에서는 혜원의 집을 아지트로, 그리고 집을 둘러싸고 있는 숲과 자연을 배경으로 만난다. 청춘이 가지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에 담아둔 가족사까지도 혜원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이 우리를 괴롭혔다. 정말 겨울이 빨리 끝나길 기대했었는데 이 영화 속에서 만큼은 그 겨울, 한 계절, 한 계절 지나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리틀포레스트>를 봤다. 많은 사람들이 <리틀포레스트>를 보고 힐링받기를, 그리고 위로 받기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