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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ovie] 군함도



# 군함도
군함도 최초 시사회에 다녀왔다.(지금은 개봉되었지만 글을 늦게 올리는 관계로…) 갑작스런 결혼 발표로 핫한 송중기, 천만관객을 밥먹듯 찍는 배우 황정민, 여전히 멋진 배우 소지섭, 이제는 그녀의 노래보다 연기가 먼저 떠오르는 이정현까지. 배우들의 인사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였다. 운 좋게도 고개를 뒤로 돌리면 보이는 자리에 배우 김혜수씨가 앉아 같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난 뒤 전체적인 느낌은 여름에 볼만한 한국식 블록버스터. 암살보다는 떨어지지만 밀정과는 유사한 느낌? 역사적 배경과 아이템에 픽션을 얹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의 영화다. 물론 이야기의 단순함, 먼치킨 캐릭터의 등장 등 영화 \<군함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부터 영화가 개봉한 후에도 이상하리 만큼 인터넷에 영화 \<군함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영화다', '국뽕영화다'. 라는 이야기에서 영화가 개봉 후에는 CJ 배급에 대한 비판, 역사왜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아직도 핫한 주제가 되었다. 아무튼 영화는 기록적인 관객 수를 보여주면서 천만 관객 달성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

영화의 시대는 일제 강점기. 독특하게도 2015년 암살부터 16년 밀정, 17년 군함도까지 매해 여름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가 나오고 있다. 다만 무대는 이제까지 영화에서 다루지 않던 '군함도' 군함도에 대한 이야기가 공론화된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는 \<무한도전\>에서 군함도에 방문하면서 '군함도'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조선인들을 강제로 수용하여 탄광 등 노역과 위안부로 강제 노역을 시키고, 온갖 비용을 청구하여 제대로 된 임금도 지불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패전에 이르러서는 자신들의 전쟁범죄 증거를 지우기 위해 조선인들을 더 탄압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이러한 역사적 소재를 배경으로 삼았다. 여기서부터 많은 논란이 시작된다. 진짜 군함도에 있었던 이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도 아니고 실질적인 고증도 거치지 않았기에 역사 왜곡 영화라고. 그런데 제대로 된 고증도 거치고 실제 역사의 피해자들의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다큐멘터리의 영역이다.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는 영화이자 프랑스의 지명인 \<덩케르크\> 조차 프랑스 입장에서 보면 역사 왜곡이 아닌가. 덩케르크의 수비선을 구축한 프랑스군의 희생은 외면하고 영국군의 활약만 등장한다. 프랑스 군인은 영국군으로 변장에서 탈출하려는 비겁한 모습으로만 그려진다. 영화만 본다면 영국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희생과 군인들의 헌신이 영국군을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최전선에서 프랑스군의 처절한 전투가 있었기에 덩케르크 철수 작전도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중요한 사실을 영화가 다루지 않고 있다고 해서 <덩케르크>가 역사 왜곡 영화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다. 영화는 영상의 기록이고. 역사를 영상으로 재현하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가짜다. 게다가 어떤 무대를 카메라의 앵글에 가두는 순간 들어가는 관객은 감독이 원하는 시선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각각의 사연을 가진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탔다가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군함도로 강제징용되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다양한 조선인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이 군함도에서 겪는 어려움과 삶을 그린다. 이 중 이강옥은 그의 기가막힌 처세술로 자신의 딸과 자신의 입지를 쌓아나간다. 그러던 중 송중기가 연기한 광복군 박무영이 군함도에 갇혀있는 독립운동가인 윤학철을 구하러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강옥의 도움이 필요해지고 그는 보상으로 자신과 자신의 딸도 같이 탈출을 제안한다. 작전 당일 맹폭격으로 군함도는 삶과 죽음, 사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지옥의 섬이 되버린다. 그들은 군함도를 과연 탈출할 수 있을까? 영화는 역사의 아픈 사실을 그리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렸다. 영화 첫 부분에 나왔듯 이 이야기는 픽션이다. 자꾸 이 영화를 실화 기반이라고 언급하지 말길. 예상했던 신파도, 국뽕도, 반일감정도 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영화가 일제의 잔혹함과 비윤리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영화에서는 조선인들을 속이고 그들을 탄압했던 일본의 앞잡이 역할을 자처했던 '조선인'들, 즉 친일파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 자체는 부드럽게 풀어나간다. 류승완 감독이 이야기를 못풀어나갈 사람은 아니니깐. 그러나 박무영의 너무 뻔한 단면적인 캐릭터는 이해해줄 수 있다고 해도, 사실 송중기를 거의 영화의 얼굴마담으로만 사용한 거 같아 아쉬운 느낌이 든다. 실제 포커스가 맞춰진 인물은 이강옥, 윤학철, 최칠성,오말년 정도. 박무영은 출연분량은 많으나 그가 어떤 사람인지보다는 액션씬을 담당하는 역할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있다. 특히 통쾌한 처단 씬에서의 대사는 오글거리긴 했지만 같은 남자가 봐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503도..) 천 만 전문 배우 황정민의 반복되는 연기에 질릴 법도 하지만 그 능글맞은 이강옥이라는 캐릭터도 좋았고, 딸로 등장한 김수안 배우와 케미 덕분에 충분히 재밌고 감정을 이입해서 볼 수 있었다.


왓챠에 코멘트를 달았듯, 여름에 나올만한 딱 그런 한국 영화. 영화 외적인 요소에 대한 비난과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에 대한 비판이 심해서 그렇지 영화 자체만 보면 최근 한국 영화 수준과 비슷비슷하다. 스크린 독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게되도 적당히 무난한 영화다. 인천상륙작전 같은 영화보다는 훨씬 위에 있고, 개인적으로는 국뽕으로 느끼했던 국제시장보다도 훨씬 깔끔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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