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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히든챔피언


최근 이재명 시장의 독일 중소기업 발언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람들의 생각은 이재명 시장이 소개한 건강한 중소기업들이 누가봐도 대기업이기 때문이디. 이재명 시장이 히든챔피언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어 봤다면 그의 발언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님을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발 국제 금융 위기의 신호탄은 국제 사회의 경제 부문을 빠르게 경색시켰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예상하지 못한 위기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하거나 사라졌다. 반면 2008년 이후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다른 국가와 달리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위기를 발판 삼아 유럽의 경제적 패권을 차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타국가에 비해 높은 제조업 비율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산업이 위기 속에 빛을 발하였다고 평가를 했지만 <히든챔피언>의 저자이자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인 헤르만 지몬은 독일 산업의 또다른 장점인 우수한 중소기업이 많다는 점에 집중했다. 그는 세계시장 TOP3 기업이거나 대륙 1위 기업, 매출액 50억 유로 이하 , 낮은 세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성공이야기를 분석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어떤 배울 점이 있는 지 다루고 있다. 특히 저자가 다루는 기업은 B2B를 위주로 하는 회사이거나 생활 곳곳에 있지만 너무나 당연히 생각해서 따로 제조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생각지도 못한 기업들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노출되지 않았고 스스로 노출되기도 꺼려하는 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히든챔피언의 조건에 맞는 기업들을 찾아보았을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독일문화권에 있는 기업들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 책은 독일문화권에 있는 다양한 히든챔피언 기업들을 분석하여 이들 기업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환경과 문화를 파헤쳐보고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인 가치, 태도를 다루고 있다. 총 17 Chapter로 나누어 첫 번째 Chapter에서는 글로발리아, 세계화된 미래에서 성장의 동력은 세계화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좁은 시장에 갇혀있지 말 것을 조언한다. 두 번째 Chapter에서는 독일에 특히 히든챔피언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역사적, 문화적인 바탕을 살펴보면서 왜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한정된 좁은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Chapter 3에서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히든챔피언이란 정확히 무엇인지 언급하면서 저자의 히든챔피언 기준을 세우고, 그 사례들을 분석해본다. 특히 이러한 히든챔피언이 그 이름답게 왜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지, 혹은 의도적으로 외부에 널리 드러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본다. Chapter4에서는 히든챔피언들의 놀라운 결과물, 바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률에 집중한다. 하지만 동시에 폭발적인 성장률에도 함정이 있으면 성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말한다. 특히 의도적으로 성장을 지연시키는 독특한 히든챔피언의 문화도 살펴본다. Chapter 5에서는 시장선도에 대해서, Chapter 6,7에서는 히든챔피언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인 협소한 시장에서 독창적이면서도 전문가의 깊은 실력과 마인드를 가지고 강도 높은 집중을 하는 모습을 면밀히 살펴본다. Chapter9,10에서는 고객과의 친밀도를 강조하고 최고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는 히든챔피언의 필수 조건임을 이야기한다. Chapter11은 어느 기업, 어느 시장에서도 모두 요구하는 바로 그 혁신에 대해서 히든챔피언은 어떤 혁신을 이루어냈는지 볼 수 있고 Chapter 12에서는 경쟁에서 이기고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 필 수적인 ‘경쟁우위’를 강조한다. Chapter 13부터는 다각화, 자금조달, 군살 없는 조직 등 히든챔피언이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은 작가가 세운 히든챔피언이라는 조건에 맞는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하여 히든챔피언들은 어떤 특징점을 가지고 있고, 이것들을 보편적인 기업들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독일이라는 국가가 가진 고유의 문화와 사람들의 인식 수준, 법적 제도 안에 있기에 히든 챔피언이라는 독특한 중소기업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독일 기업들이 생각지도 못한 시장(이를테면 병상용 침대 바퀴 제조시장처럼)에서 세계 1,2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 특히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히든챔피언은 국가의 은혜와 보조를 받아 성장하는 기업들과 명확하게 구분지으며 국가의 도움을 받아 히든챔피언이 된다고 하더라도(광전지 산업처럼) 그런 기업들이 최정상 자리에 머무는 시간이 짧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히든챔피언은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여 경쟁을 차단함으로써 시장의 입지를 보유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는 그가 수년간 연구해온 실제 히든챔피언이라는 명백한 근거들이 있기에 설득력은 충분해보였다. 따라서 독일의 환경, 문화와 다르거나 국내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히든챔피언의 특성보다는 국내 환경에도 적용할 만한 특성들에 집중하여  실리적인 태도 책을 읽었다. 기존의 무작정 고객 중심, 혁신이라는 뻔한 단어를 남발하는 경영학 서적과는 또다른 시각에서 기업경영을 바라볼 수 있는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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