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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주제로 보는 한국사 1 - 고대편, 교양인을 위한 우리 역사 87가지 이야기

고려시대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2편을 빨려들어가듯 읽어버리고 3편 조선 시대를 조금은 지루하지만 진지하게 읽었다면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발해와 신라까지 다루고 있는 1편은 다소 뻣뻣한 느낌이 들어간 책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보는 사람이 가진 생각에 따라서 그리고 그 사람이 들고 있는 사료에 따라서 말하는 바가 달라지는 것이 역사다. 아무래도 고대편에는 한반도에서 발생했던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들을 위주로 다루고 있고 그만큼 사료가 부족한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런 기록의 공백기인 탓인지 현재 주변 국가들의 역사관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1편에서 다루고 있는 고조선, 삼국시대, 발해 등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 역사로 편입하려는 술수를 쓰고 있고 일본에서는 역사왜곡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역사를 올바로 아는 것이다. 빠지기 쉬운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적 역사관에 의거해 무작정 한국의 역사외교적 위치를 높이는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본받아야할 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국정역사교과서는 매우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역사 국정교과서 이야기는 별론으로 하고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역사책을 읽을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본인이 어디까지가 옳고 어디까지가 틀리다는 것을 어느정도 분간할 수 있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 책 시리즈를 들게 된 계기는 2편 고려역사를 주제로 삼은 <주제로 보는 한국사2>였다. 고려 역사에 대해서 정말 딱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수준만 배웠기 때문에 왕위찬탈, 왕실 이야기, 당시 정치,경제,문화의 최첨단에 있던 일들은 익히 알고있었지만 실제 민중들의 삶에 대해서는 역사수업시간에 배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생소한  역사들을 처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억지로 해야하는 역사공부말고 정말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매우 천진난만한 질문에 책은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3편은 조선의 생활문화 뿐만 아니라 조선의 실패의 역사에 대해서 직시할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수집해놓았다. 특히 조선말 조선 상류층의 방탕한 생활과 잡히지 않는 기강뿐만 아니라 조선이라는 국가가 500년 간 세워온 문화와 분위기가 조선이 멸망을 가리키고있음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이러한 궁금증들을 생기게 한 무언가를 원망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료가 더욱 부족한 고대편은 지금 읽기에는 조금은 올드해진 느낌이다. 10년간 논조가 바뀐 역사흐름이 한 두가지가 아닐터. 그렇기에 이 책의 내용도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고 읽기보다는 이런 논쟁이 있었구나. 저자는 이런 생각을 주장하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대편은 위에서 언급한 그런 '논란’에 대해서 확정적인 ‘결론’을 내려버리기에 조심해야한다. 게다가 각 챕터를 다른 사람이 모여서 쓴 건지 앞서 말했던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거나 앞에서는 논란 중이라고 표현할 것을 뒤에 챕터에 가서는 아예 결론을 내리는 부분이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갸우뚱한 부분이 많았다. 

결과론적으로 만약 이 시리즈를 1편부터 차례대로 보려고 했다면 나는 이 시리즈를 읽지 않았을듯 싶다. 하지만 내가 2-3-1 순서로 읽었기에 이 시리즈를 다 읽게 됐다. 2편은 정말 신선한 역사책이었다. 시간이 없다면 2,3 편만 꼭 읽어보길.
 
역사란 것이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직접 보지 않는 한 여전히 논란과 사료의 해석을 중심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놀랍지 않은가. 시간이 흐를 수록, 실제 그 역사의 시간과 점점 더 멀어질수록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고 새로운 역사이야기가 제시된다. 타임라인 상으로 그 시간과 멀어질수록 우리는 사실에 점점 더 다가가도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현대인의 시각과 사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고 재판단을 내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교 역사시간에 나쁘고 무능하게 그려졌던 왕이 어느 순간 실리를 추구하고 명분에 집착하지 않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왕으로 변했다. 역사란 우리가 끊임없이 바로 그 역사 속이 좁은 시야와 생각으로 헛된 길을 택한 인물로 기록되지 않을지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역사라는 문화의 뿌리를, 우리 뒤에 놓인 과거의 무덤들을 다시 돌아 볼 수 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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