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Movie] 해리포터의 스핀오프작 '신비한 동물 사전'



#신비한 동물 사전

해리포터를 책 속 글자에서 눈 앞의 영상으로 처음 봤던 초등학교 시절 어느날은 내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순간 중에 하나다. 그로부터 15년 지난 뒤 해리포터 시리즈는 책도, 영화도 끝을 맺었다. 그렇게 해리포터 이야기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주었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자의든 타의든 조앤 롤링 K는 해리포터 세계관으로 새로운 이야기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큰 거리낌을 느끼지 못했는지 연극과 책으로 나온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와 책과 영화로 나온 <신비한 동물사전>가 스핀오프로 새롭게 나왔다. 다만 동일한 세계관을 이용한 작품들이 항상 겪는 설정 충돌이나 원작의 작품성과 비교는 해리포터 시리즈도 피할 수 없었다. 참고로 <신비한 동물 사전> 책에 경우에는 소설이 아니라 설정집이기 때문에 영화 줄거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고 하니 같은 이름의 책을 읽었어도 영화에 대해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한다.

영화 <신비한 동물 사전>도 사전에 어떤 정보도 없이 해리포터 원작 시리즈만 읽은 상태로 영화를 봤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배우는 신비한 동물 과목의 텍스트북 저자인 뉴트 스캐맨더가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점만 알고 봤다. 일단 스토리 자체는 정신없다. 좌충우돌 신비한 동물들의 향연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고 캐릭터들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두 개의 이야기가 뒤섞인 스토리인데 각각 스토리에 대해서도 설명이 친절하지 않았다. 뉴트 스캐맨더가 영국에서 가져온 신비한 동물들을 미국에 (실수로) 풀어놓아서 다시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부터 노마지(머글)에게 정체를 숨겨야 하는 마법사 국제 비밀법령을 어기고 마법사와 머글 세계를 하나로 합치려는 그린델왈드의 음모까지 한 영화에 담으려했던건 욕심이었을까. 특히 크레덴스와 그 가족의 이야기는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부실한 이야기 전개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캐릭터에 있어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먼저, 티나 골드스틴은 사랑스러운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를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초반에는 스캐맨더를 잡아두는 괴짜 오러였다가 중반에는 주인공의 조력자이기도 하다. 후반 부에는 민폐 캐릭터로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끝내 마지막에는 갑작스럽게 사랑스러운? 로맨스 주인공같은 역할을 자처하니 공감이 어려웠다.

하지만 뉴트 스캐맨더와 제이콥의 연기는 이 영화를 보면서 만족스러웠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특히 <레미제라블>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출연했던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한 스캐맨더는 그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캐릭터였다. 수줍으면서도 미스테리한 느낌을 주는 레드메인의 표정과 미소는 해리포터 시리즈 전반에 흐르는 신비한 마법사의 세계에 정확히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레드메인의 스캐맨더 뿐만 아니라 댄 포글러가 연기한 제이콥 코왈스키, 앨리슨 수돌이 연기한 퀴니 골드스틴은 영화 감초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영화에서 웃음을 주는 포지션을 잘 풀어나갔다.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는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신비한 동물 사전>은 해리포터 시리즈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두었다. 원작보다 오히려 스핀오프가 더 성공적인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어쩌면 해리포터라는 청소년 성장 히어로물의 세계관을 확장하여 만든 <신비한 동물 사전> 은 직간접적으로 해리포터를 접했던 세대가 성장하여 성인 관객이 되었기에 이런 성공을 거두지 않았을까? 1편의 흥행성적과는 무관하게 이미 2편이 추진 중이라니, 해리포터의 신비한 마법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영화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