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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ovie] 통괘한 볼링 액션?영화 스플릿

#스플릿
‘우생순’,’코리아’,’국가대표’ 등 한동안 스포츠 영화과 한국식 휴머니즘과 절묘하게 결합한 영화들이 큰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 후속작 격인 스포츠 영화들이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스포츠맨쉽, 정형화된 감동짜내기는 더 이상 관객들의 이목을 끌 수 없었다. 워낙 비슷한 영화들이 자주 나온터라 영화의 스토리까지 뻔해진 영화들을 관객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스플릿 시사회에 무료로 당첨되었지만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극장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영화 시작 10분만에 예상과 달리 영화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일단 유지태의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철종 특유의 쌈마이한 느낌을 잘 살리는데 큰 일조를 했다. 유지태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가짜 휘발유를 파는 장면이나 단칸방 집에서 누워있는 모습은 안 어울릴만도 하지만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서 똘끼?있는 역할을 잘 연기해주었다. 이정현 역시 최근 배우로 잘 나가고 있는 만큼 그녀의 가수 경력 대비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제는 가수 타이틀은 잠시 떼어내고 배우의 위치에서만 평가하더라도 안정적인 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야기는 많은 평들에서 언급하듯 볼링판 ‘타짜’ 같은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볼링계의 전설인 철종(유지태)은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프로에서 은퇴 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틈틈히 부업?으로 희진(이정현)과 함께 볼링장에서 내기볼링을 통해서 수입을 얻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파트너의 부재로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과거의 라이벌이자 현재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두꺼비(정성화)는 희진에게 빨리 빚을 갚으라며 철종과 희진은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다. 이때 철종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볼링장에서 자폐 소년 영훈을 만나게 된다. 파격적인 볼링 자세와 실력으로 철종의 눈길을 끌었고 내기볼링 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거 스포츠 영화들이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정신이나 국가대표로서 어떤 자부심이나 성취감에 집중했다면 스플릿은 그러한 스포츠 영화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영화를 보여준다. 앞서 말했듯 볼링판 ‘타짜’ 느낌이 날 정도로 불꺼진 볼링장에서 펼쳐지는 어두운 볼링 게임을 보여준다. 또한 ‘돈’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 영화 속에서 움직이는 모든 캐릭터들은 돈 때문에 행동을 하게 된다. 스포츠와 돈을 엮는 것을 불편해했던 과거의 영화들과 상이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도 신선하다. 여기에 장애 아동의 스포츠맨쉽이라는 다소 뻔한 소재를 재밌게 살리는 동시에 너무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한국식 감동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바탕 위에 볼링의 스피디한 게임진행 및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로 하여금 관객들을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데는 성공한다. 하지만 그런 볼링 게임 장면이 많은 컷씬을 과하게 교차편집하여 많은 사람들이 루즈하다거나 혹은 산만했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를 평한다면 정말 뻔한 동네 음식점에 갔는데 의외로 너무나 맛있어서 놀란 느낌이랄까? 아무튼 가볍게 웃으면서 보기에 이보다 좋은 한국 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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