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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ovie] 탐정 홍길동

#탐정 홍길동

예고편만 본다면 전적으로 이제훈의 인기에 업혀가려는 영화로 보였다. 얼마 전 <시그널>이 TVN이 만든 또다른 웰메이드 드라마라 칭송받으며 성공리에 종영했다. 이 드라마의 남주가 바로 이제훈, 군 전역 후 순탄한 성공가도를 달리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었다. 바로 이런 한 두명 스타의 인기를 이용해 흥행을 노리는 이른바 스타마케팅으로 나온 영화가 아닌가하는 의심이 영화관을 들어가 영화 시작 10분까지도 계속 뇌리에 남았다. 왜 하필 홍길동이라는 제목을 쓰는걸까, 유치한 플롯전개나 하지않을까 하는 집요한 걱정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홍길동 이제훈과 귀여운 아역들의 케미를 통해 점점 녹아내리더니 나쁘지 않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준수한 연기, 탄탄한 연출력으로 기대와 걱정과는 정반대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영상의 편집이나 장면,배경이 매우 깔끔하고 최근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탐정 홍길동’만의 냄새가 나는 영화였다.

초반 자동차씬에서 너무나 허접한 3D CG를 사용해 ‘이게 2016년에 개봉한 영화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 전반에 걸친 CG가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차지했다. 누군가는 씬시티와 같은 특색있는 색깔을 지닌 영화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비밀리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치안과 안보를 지켜주는 단체 ‘활빈당’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주인공 홍길동이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원수를 찾아가면서 시작한다. 그 곳에서 홍길동이 80년대로 추정되는 대한민국의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끔찍한 계획을 알게되면서 단순히 복수가 문제가 아님을 알게된다. 동네 모든 사람이 특정 종교,정치 세력에 의해 간첩으로 몰아 사살하고 이를 선전에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계획과 개인적 복수 사이에서 홍길동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까놓고 말하면 영화를 보고나면 영드 셜록홈즈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고전소설 속 인물을(물론 실제인물을 허균이 소설화했지만) 근현대로 가져와서 인물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뒤집어 씌움으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다는 점은 영드 셜록홈즈와 무척 닮아있다. 그밖에도 주인공의 뛰어난 추리력과 순발력, 그리고 오만한 성격은 셜록과 비슷하긴하다. 하지만 과거인물을 현대화시켜 이야기를 만들었던 시도가 셜록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영화자체만 놓고보면 ‘영드 셜록홈즈를 참고했다’ 수준이지 대놓고 따라했다는 수준은 아니다. 

간만에 국내 영화 중 말끔한 영화를 봐서 그런지 이번 리뷰에서 호평일색을 한지도 모르겠다. 최근 봤던 영화가 ‘날 보러와요’,’시간이탈자’ 였으니 그 다음 보는 작품에는 날카로운 잣대를 갖다댈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도 좀 긴 러닝타임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다른 영화들이 반드시 들어가야할 컷들을 잘라내서 관객들의 영화적 관심마저 잘라냈다면 탐정 홍길동은 없어도될 컷들이 들어가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꽤나 길게 느껴졌고 중간에 쭉 늘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 홍길동 역을 맡았던 이제훈이 말했듯, 탐정 홍길동이 단편에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있다. 뒤에서 최종 보스? 역할을 했던 자들은 얼굴도 비추지 않았고 활빈당의 보스격인 고아라도 임팩트가 약했다. 시리즈로 후속작 작업이 들어간다면 분명 전편에서 만들어 놓았던 캐릭터들을 잘 가지고 놀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영화 시장에서 시리즈가 잘된 경우가 별로 없고 현재까지 관객수도 저조한 편이다. 입소문이 필요한 영화지만 이런 영화가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 

개인적으로는 영드 셜록홈즈를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도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 추천해줬는데 또 다른 사람들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하긴 취향은 완전한 개인의 영역이니깐. 그래도 한국 영화에서 액션/추리 장르에서 이 정도 자기색을 보여주는 작품은 간만에 등장했다는 평가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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