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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이라는 드라마가 길지만 주옥같은 드라마 대사와 함께 30~40대의 절대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어느 커뮤니티 이용자의 추천을 받았고 그 평에 이끌려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중년의 두 배우가 가마쿠라라는 조용한 고주택가 마을에서 만나 시끌벅적, 티격태격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드 고유의 코믹하면서도 때로는 서정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 부분을 기가 막히게 잘 뽑아냈다.
약간은 고직식하면서도 어설픈 모습으로 마을의 관광사업을 도맡아 하는 공무원 나가쿠라 와헤이, 드라마 제작을 하고 있는 큐트한 골드미스 요시노 치아키가 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일단 주제부터 중년간의 사랑이라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주제이고 이혼이니 불륜이니, 상상할 수 없을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다.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과 표독스러운 눈빛도 볼 수 없어서 좋다. 와헤이는 사별한 아내를 잊지못해 아침마다 가마쿠라 해변가에서 쓰레기를 치우며 분홍조개를 모으는 평범한? 중년 아저씨이고 치아키는 여전히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겉은 멋진 커리어 우먼이다. 서로의 생각, 행동, 성격이 모두 정반대이지만 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모든 인물들은 각자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시즌1과 시즌2에서 대부분 연애구도를 가진다. 많은 명품 조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또 이런 인물들이 서로 신페이의 카페이자 나가쿠라 집안의 자택에 모여 소소하면서 펑키?한 일들이 즐겁게 펼쳐지고 시청자는 즐겁게 웃으면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비슷한 문화권이라 그런지 더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김수현작가식의 호흡이 길면서도 작중인물의 감정을 절묘하게 나타내는 대사들은 아직 30대도 되지 못한 나조차 40대의 치아키가 느끼는 감정과 50대의 와헤이가 느끼는 감정을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웃기기만하는 드라마는 많지만 동시에 여러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는 흔치않다. 특히 나긋나긋하지만 힘있는 나카이 키이치(나가쿠라 와헤이), 귀엽기도하고 카리스마 넘치기도 하고 감성에 젖어 있기도 한 차분한 코이즈미 쿄코의 목소리는 대사에 활력을 부여한다.

많은 에피소드와 번외 극장판까지 나올정도로 반응이 좋았으니 다음 시즌을 기대해도 좋은걸까? 아니면 후속작은 어려운 걸까. 시즌 2가 시즌 1보다 못하다는 많은 평이 있고 나도 그 주장에는 동의를 하지만 애청자로서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는 한다. 사실 시즌이 끝나가면서 끝이 못내 아쉬워 아껴봤었다.
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참 마음에 들었다. 명사,형용사+명사로 이루어진 천편일률적인 국내 드라마 제목은 드라마의 내용과 제목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을정도로 무심하게 지어졌다. 대조적으로 이 드라마는 제목으로부터 드라마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왜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일까. 와헤이와 치아키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일까? 혹은 둘 다 다음 사랑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마지막, 최후의 사랑이라고 여겼던 두 번째 사랑이 되는 것일까.
일본의 유쾌한 마을과 펑키한 가족과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정겨운 드라마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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