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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내 꿈은 정규직

몇 주전 갑자기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한 게임이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1위로 치고 올라오는 게임들은 대부분은 뭔가모를 대박요소를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전에 리뷰했던 길건너친구들이 순식간에 몇십~몇백억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걸 보니

가끔씩 1위로 치고 올라오는 게임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름부터 슬프다 못해 아픈 ‘내꿈은정규직’은 인턴부터 임원까지 올라가는 게임이다.

누가보면 인생시뮬레이션이나 The Firm 같은 게임인줄 알겠지만

이 게임은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그냥 계속 일을 해야한다. 게임이 아니라 진짜 일을 하는 것 같고

하다보면 왜 이걸하지하면서도 계속 하게된다.


수십번이나 봐야하는 이 면접장면에 대사는 유쾌하면서 슬픈 현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클릭게임이다. 각 직급에 있는 ‘직원’들에게 일을 받아오고 캐릭터 터치를 빠르게하면

일을 좀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대신 체력이 빠르게 소모된다.


이런 단순노가다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각종 능력치를 사서 일을, 혹은 승진을 조금 더 빨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낮잠자기, 웹서핑 등의 직장내 짜릿한 모험을 통해 에너지 완전회복 등의 효과도 노려볼 수가 있다.


(일이 쌓인 높이가 보이는가… 꼭대기까지 가도 게임오버, 체력을 다쓰면 탈진으로 게임오버, 일을 안받아오면

일을 왜 안받냐고 권고사직 당하게 된다.)

개복치 게임과 비슷하게 별별 퇴사 사유를 모으면서 생존 확률을 높이고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가 되겠다.

이런 주옥같은 멘트는 분명 일자리를 구한지 얼마 안된 제작자 본인의 머리 속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 알바자리 구하는데도 몇 번의 도전을 해야한다. 알바에서 계약직 넘어가기도 힘들다...

정말 꿈같은 정규직의 길이다.

승진 확률이 낮은 채 성과를 계속내면 정규직 전환이 안되고 그냥 쫓겨난다.

퇴직금은 당연히 0, 부업으로 광고라도 보면 코인이라도 짭짤하게 얻을 수 있어

멍하니 광고를 보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반사된 액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이 게임 팁도 있다. 최저임금은 5580원.

말 그대로 최저임금인데 당연한 임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최저 실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지금해야할 기본급이다.

일을 정상적으로 하거나 우수한 능력을 보여줄 때는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

계약직에서 정규직 가는 구난도 참 험난하다.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얼굴이 모니터에 가려져있어

같은 회사에 다녀도 얼굴도 제대로 못보는 삭막한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새빨간 눈의 지속가능한 야근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내고자 한것 같다.

뜬금없이 나오는 패러디와 중간중간 모험과도 같은 선택지 고르기에서

진짜 모험을 하지말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오래 살 수 있을까하는 안정적인 선택지를 고르다보면

조금은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이런 반복적이고 지루하고, 피말리는 게임을 왜 하고있는건지 궁금해질때쯤 게임 속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법칙들을 

발견하고 난 왜 이 게임속 주인공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그런 게임이다.

바로 이 시대 5포세대 청년들의 꿈 ‘ 내꿈은 정규직’은 겉에서 보기에는 밝고 유쾌하지만은 않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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