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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봄날이면 생각나










너랑 전화 끊고 집 앞에 뭘 좀 사러 나가는데
우리 아파트 양지 뒤쪽에 노란 개나리 꽃이 보였어.
이렇게 추운데도 노랗게 피어난 거야.
홍아, 때로는 봄에도 눈이 내리고
한겨울 눈발 사이로 샛노란 개나리 꽃이
저렇게 피어나기도 하잖아.

한여름 쨍쨍한 햇살에도 소나기가 퍼붓고,
서리 내리는 가을 한가운데에서도
단풍으로 물들지 못하고 그저 파랗게 얼어 있는
단풍나무가 몇 그루 있는 것처럼,
이 거대한 유기체인 자연조차 제 길을 못 찾아 헤매는데,

하물며 아주 작은 유기체인 인간인 네가
지금 길을 잃은 것 같다고 해서 너무 힘들어하지는 마.
가끔은 하늘도 마음을 못잡고
비가 오다 개다 우박 뿌리다가 하며 몸부림치는데
작은 심장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해도 괴로워하지 마

그냥 시간에게 널 맡겨봐

그리고 너 자신을 들여다봐

약간은 구경하는 기분으로 말이야


네 마음의 강에 물결이 잦아들고, 그리고 고요해진 다음

어디로 흘러가고 싶어하는지,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봐


네 방에 불을 켜듯 네 마음에 불을 하나 켜고

이제 너를 믿어봐



『공지영, 사랑한 후에 오는것들 中』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
공지영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10-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랑후에 오는것들 세트』는 섬세한 문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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