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Movie

[Movie Theater] 연애의 온도

개인적으로 연애의 OOO 이런 네이밍을 하고 있는 영화를 잘 안보게 되는 편인데

우연한 기회에 연애의 온도를 보게 되었다.

나온지 꽤 지난 영화라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간략한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 같다.

연인의 헤어짐과 재회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는 평범한 이야기 전개 중간중간에 직장인 다큐멘터리? 인터뷰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극 후반부에 보면 이런 인터뷰 클립을 가지고 다큐멘터리 시사회를 하는데 

이게 영화 속에서 꽤나 큰 열쇠로 작용하게된다.

그러니 부디 중간중간 어색한 인터뷰 장면을 보고 이게 뭐지 싶어도 그냥 넘어가시면 된다.

처음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망설였던 원인 중 하나는 주연 배우들이다.

김민희라는 배우는 지금은 꽤나 성공적인 궤도에 올라있는 여배우가 됐으나

초창기 많은 연기력 비판을 받았었다. 개인적으로는 연기할 때 톤?이라고 해야하나 발성?의 문제인지

주변 배우들과의 연기호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더 가혹하게 봤던 것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모델 출신 연기자인 이민기에 대해서도 

정형화된 연기패턴, 고정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이미지, 걱정, 비판의 안경을 쓰고 지켜보았으나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좋게 작용했달까? 별다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지 않았다.

김민희의 힘없는? 발성은 좀 더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줘 상황들에 더 쉽게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고 극 내내 다양한 감정선을 오고가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었다.

이민기 역시 약간의 허세?가 있는 똘끼가 충만하면서도 여전히 러블리한 인물을 잘 포착했다.

조연들 역시 멋진 케미를 보여주었는데 

대표적인 인물은 요즘 잘 나가는 대세 배우인 라미란씨는

영애씨와 마녀의 연애에서도 굉장히 생활력?있는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이렇게 과거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동희의 직장 동료이자 친구로 나오는 박계장역의 김강현 또한

올해 초 아시아를 흔든 별그대의 천송이 매니저로 열연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최근 CF를 통해 제 2의 아이유라며 스타가 된 하연수 또한 철없는 어린 전 여친으로

등장한다. 주연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자신의 독특함을 빛내는 조연들로

영화는 별다른 지겨움을 느낄 새 없이 진행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뻔한 전개의 뻔한 스토리라고 비판을 할 수도 있으나

그런 뻔한 이야기들이 모인 것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아닌가 싶다.

극 중에서도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보다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고 공감해서 웃음이 나기도 한다. 

동희가 헤어진 영이의 빈자리를 가장 크게 느낀 건 몸이 앓아 누웠을 때

자신은 마치 관련이 없다는 듯한 어린 여자친구와의 통화 장면,

그리고 항상 영이가 사다준 약이 잘 들었는 데 하면서 그리워하는 부분도 공감이 많이 됐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오래된 연인을 '연애의 온도’는 아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비오는 놀이공원에서 도시락을 먹는 장면은

누구나 사랑과 이별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비 속 그 참을 수 없는 고요한 어색과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 장면. 짜장면 먹는 동희에게 프로포즈하는 영)

여러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들의 연애는 갈등과 재결합, 또 다시 갈등을 겪는 반복을 보여준다.

헤어진 커플들이 재회에서 만남을 이어갈 확률이 3%하고 한다.

동희는 영에게 '로또 1등 당첨될 확률이 814만분의 1이래. 그래도 매주 몇명씩 당첨되잖아.

그러니깐 그 3%는 정말 큰거야.’ 라고 말한다.

재회하고 나서 다시 설렌다는 둘은

같은 실수를 다시하지 않기 위해서 각자의 불안과 문제를 꾹꾹 눌러담는다.

다시 한번 목소리 높여, 격한 감정을 분출하며 싸우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하는 말을 내뱉지 않게하기 위해서

다시 갈라서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방식의 연애는 사랑이 아니라 인내일뿐이고

그런 인내는 서로에게 고통만 남겨줌을 보여준다.

서로의 감정이 폭발한 뒤, 영의 손에 상처가 생기고 나서야 서로의 상처를 발견한다.

둘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비는 갰고 마지막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기로 한다.

분명 또다시 헤어지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며 롤러코스터보다 더 오르락 내리락하며 

때론 짜릿하고 때론 행복했고 때론 눈물을 흘리고 때론 분노했던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연애를 회상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별을 서로가 받아들인다. 인연이 다했음을 고하면서

결국 이 연애의 재결합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했던 것일까.

우리가 놓쳐버린, 지나쳐버린 연애들에서 우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문제였을까.

동희와 영이는 다시 끊어진 연애를 이어 붙일 수 있을까? 그들은 또다시 헤어지지는 않을까?

서로 맞지 않는 것들을 참고있는 것도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기 위해서 가능한 일이고

서로 부딪히며 다투는 것 또한 사랑하는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기 위해서 가능한 일이고

싸우고도 다시 서로에게 돌아가는 것도 사랑해서 가능한 일이다.

‘저 사람은 그냥 저 사람이구나’하고 무덤덤해진다면 그건 사랑이 무뎌지고 있는거니깐.

때아닌 5월부터 벌써 여름이 찾아와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데

영화 속 영이와 동희의 사랑은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또 우리의 '연애의 온도'는 지금 몇 도일까?

반응형

'Review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상]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0) 2014.11.21
[Review] 영화 제보자  (0) 2014.10.10
[Review] HER  (0) 2014.09.01
[R.I.P] Robin Williams (1951.7.23.~2014.8.11)  (0) 2014.08.14
From Celine to Jessie.Before sunrise  (0) 201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