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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선전포고

2022년. 어렸을 적에 2022년이란 인류 찬란한 발전만 하고 있을 것 같은 미래였다. 누군가 말했듯, 90년대부터 세계는 지구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들어섰다. 적어도 내가 태어난 뒤로는 중동과 아프리카 내전을 제외한, 투표로 국민들이 직접 정부를 구성하는 일반적인 나라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 또한 지금이 평화의 시기라는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기어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 선전포고라니.. 선전포고 소식을 실시간으로 듣는게 어색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를 비롯한 많은 지역이 동시 미사일 타격을 받았고 러시아 육군은 드넓은 평야를 사방에서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 다른 어떤 나라도 도와주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안타깝지만, 역사책에서만 보던 전쟁이라는 단어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유럽의 한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푸틴이 유럽에 다시 전쟁을 가져온 것 이다.


이전에 유럽에서 발발한 세계 대전은 라디오와 신문 뉴스로 전황을 들을 수 있었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시민들이 업로드하는 트위터 글에서, 인스타그램와 유튜브 영상에서 전장 한복판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어 2022년에 벌어지는 전쟁은 더 비극적이다.


전쟁이 무서운 것은 전쟁 그 자체의 참혹함과 사라지지 않는 상처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무질서의 세계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라예보의 총성이 만들어낸 전쟁은 대공황 같은 많은 휴유증을 만들어냈고, 갈 곳 잃은 휴유증은 다시 전쟁으로, 총성으로 회귀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또 얼마나 많은 피해자와 상처를 남길지 인류의 일원으로서 두렵다. 동시에 이 전쟁이 예상치 못한 또다른 총성으로 이어지는 시발탄이 될까 휴전 중인 국가의 일원으로서 걱정된다.

미국-소련 냉전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점이었던 한국전쟁에서도 이번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번 전쟁에 우호적인 중국은 전쟁을 일으킨 공산군이었다. 그리고 그 전쟁은 아직도 휴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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