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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똑같이 생긴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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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국내 학교 건물이야 말로 건축물 중에 최악이라면서 사실상 교도소와 크게 다른 지 않은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을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니, 내 부모가 다니던 학교나, 내가 20년 전 다니던 학교나, 내 자녀가 다니게 될 학교가 학습 내용이나, 학습 방법, 도구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 구조적으로는 전혀 변한게 없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아직도 부모님 집에 가면 걸어서 5분 거리에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를 갈 수 있다. 그 학교를 보면 겉면 도색은 여러 번 하고 건물 위에 건물을 올리고, 건물 옆에 건물이 다시 붙이는 공사를 통해서 ‘증축’이라는 목적은 우수하게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 구조는 내가 다니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을 감시의 대상으로 보는 수직적인 구조에 변경이 있지않는 한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창문 밖을 보거나, 쉬는 시간에 창문을 열고 바깥에 몸을 내민다는 이유로 교실 창문에 창살을 달거나, 복도를 지나가는 감시자 선생님의 눈높이에 맞게 설치된 복도쪽 창문은 이제는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교실 양 옆에 있는 선풍기 두 대가 열심히 돌아가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 기억난다. 무더위 속에서도 모두가 칠판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모두가 대학진학이라는 동일한 꿈을 꾸고 있어서인지, 모두를 대학진학 시켜야겠다는 한국의 교육시스템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슬프게 느껴졌다. 교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서로의 얼굴을 보는게 아니라 교사 한 사람의 얼굴만 보고, 나머지 친구들의 등과 뒤통수만 보고 있는 구조는 분명 획일화와 1등의 뒤통수만 보고 있어야하는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 분위기를 만드는 토대가 되는게 아닐까. 

닿을 수 없는 공간이 많은 수록, 가보지 못한 공간이 많을 수록,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을 더 많이 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 더 많은 상상을 할수록 상상력과 창의력을 성장시키는데 좋은 훈련은 없다. 이제 학생 수도 급감하는 저출산 시대에 들어왔다. 이제는 교육의 문화도, 학교와 교실의 구조도 바뀔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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