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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굿바이 홍대, 신촌, 나의 20대

 

10년 전, 학교 수업 때문이거나, 혹은 외부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나의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는 20대의 대부분을 홍대와 신촌에서 보냈다. 10년이 지난, 현재로 돌아오면 나는 30대에 들어온지도 몇 년이 지났다. 이사들어갈 집과 날짜가 맞지 않아 2달 간 신촌 노고산동에서 살게 됐다. 

신촌에 사는 2달 동안 코로나 덕분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산책을 하거나 돌아다니다 보면 만나는 학창시절과 변함없는 가게와 장소들이 있는 반면, 추억이 담긴 장소들에 다른 가게가 들어와있거나 건물 자체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가게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홍대 주위를 걷다보면 만날 수 밖에 없던 학교 사람들과 지인들도 더 이상 홍대거리에서 만날 수 없었고, 내 주위에 있지도, 더는 연락하는 사이로 남아있지도 않았다. 그 익숙한 길에 낯선 공간은 자주 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멈춰선 나는 겹겹히 쌓여있는 시간의 단층 속 과거에서 어떻게든 현재 이 곳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보려고 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곤 이곳의 이방인에 합류했다. 그 옛날 단골가게 자리에 다른 가게가 들어온 것처럼, 나 또한 20대라는 안보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했지만 즐거웠던 시절은 철수하고, 현실과 책임이라는 30대가 나의 자리에 들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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