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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vernote 계정 보안 이슈

에버노트를 8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iOS 기본 메모나 Notion을 주력으로 사용하다보니 에버노트에 글을 작성하거나 정리하기보다는 에버노트를 보관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불과 4년 전만해도 에버노트 사용법을 배우려는 사람들과, 혹은 그런 수요에 맞는 오프라인 강의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최근에 들어서는 에버노트는 먼가 오래된 느낌이고 이제는 Notion이 예전 에버노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무튼, 에버노트는 자료 보관용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PDF 검색기능 덕분에 꾸준히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제 새벽 2시 갑자기 메일이 하나 날라왔다.

 

 

그 시각 나는 집에서 인터넷 서칭을 하고 있었기에 알림을 받고는 메일을 천천히 다시 읽어보았다. 이 새벽에 FC바르셀로나로 유명한 스페인 까탈루냐에서 내 에버노트 계정에 로그인이 성공했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고, 맥과 iOS를 위주로 사용 중인 내 활동 반경 상 비밀번호가 유출될 수 있는 경로가 어디 있었을까 고민해보았다. 해외사이트들 아이디-비번 세트가 자주 털리기 때문에 이쪽이 의심이 가기도 했지만 최근 3개월 간 국내 에버노트 사용자들만 계정이 털린다는 건 어떻게든 에버노트와 한국 내 무언가(해커가 한국인이거나, 특정 서비스의 한국 계정이 털렸거나)가 관련 있어보인다. 에버노트의 공식입장은 사용자 부주의에 의한 계정 누출이라는 대답 뿐이다.

몇 개월 전부터 자신도 계정이 털렸다는 사연의 글을 여러 번 보았지만, 나는 해당 문제가 없어서 안심하고만 있었고,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번을 복잡하게 만드는 내 습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 에버노트 계정을 열 수 있었다는 것은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는 누구나 털릴 수 있다는 말과 다를게 없다. 이 글을 보는 에버노트 사용자들은 반드시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보고 꼭 2중 인증을 하길 바란다. 2중 인증 방법은 아래와 같다.

먼저 아래 이미지 처럼 에버노트 웹으로 접속 후 설정 - 보안 - 접근 이력에 들어가보면 어느 앱에서 언제, 어떤 IP주소로 접근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내 경우에는 베트남과 스페인에서 접속한 로그가 남아있다.

2중 인증은 설정 - 보안 - 보안 요약 - 2단계 인증 사용 설정을 해야한다. 2중 인증은 새로운 스마트폰, 태블릿, 웹, 데스트탑 앱에서 로그인할 때 무조건 휴대폰 문자 인증 번호를 받아서 입력해야지만 로그인이 가능하게 해주는 보안 장치다. 따라서 계정에 설정된 전화번호가 없다면 로그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or 해외 IP 우회 접속 자체를 차단할 수도 있다.

에버노트에 주민등록증 스캔본부터 시작해서 중요한 서류 스캔본 등을 올려두었다. 에버노트 내에서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문서로 인식해서 PDF로 변경하여 저장도 해주고, PDF 내 글자 검색 기능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페인과, 베트남(나중에 보니 스페인에서 로그인 성공 후 베트남에서도 로그인이 성공했다.)에서 내가 계정을 막기까지 1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자료를 빼내갔을 지 알 수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에버노트에 상품권 일련번호를 올려두었는데 이미 사용 중인 번호로 나온다는 경험을 살펴보면 한국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이는데 내 개인 정보가 얼마나 털렸는지 파악할 수 조차 없다는 건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다. 노트 서비스 중에서는 꽤 오랜시간 서비스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보안장치가 없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다. 이젠 에버노트가 더이상 자라나는 유니콘 기업도 아닐뿐더러, Only one의 위치에 있는 서비스도 아니기 때문이다. 노트 서비스 플랫폼들이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노트 어플, 사진 어플과 차별점을 가지는 부분은 무엇일까? 중요한 자료를 태그를 걸어 웹서버 어딘가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어디서든 바로 찾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나 취약한 보안헛점을 가지고 있다면 누가 그 노트에 개인적인 정보를 올려둘 수 있을까? 1시간 동안 내 에버노트 계정을 탈취한 사람들이 내 어떤 정보를 가져갔는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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