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

No Japan

최근 일본이 국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일부 material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분쟁은 단순히 역사적, 정치적인 영역을 넘어서 경제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사실상 일본과의 전면전을 선언했고, 국민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반일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구매하지도 말고, 가지고 말고, 사먹지도 말자라는 이 활동은 어떤 단체가 주도하거나, 지시한 것이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일본 여행뿐만 아니라, 유니클로, ABC마트 등 국내 소비층에게 매우 친근한 브랜드들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위의 저 유명한 이미지는 클리앙의 한 유저가 만들어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직관적인 디자인과 캐치한 문구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단순 이번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다. 최근 WTO에서 후쿠시만산 해산물 수입금지에 대한 일본정부와의 무역분쟁에서 일본이 패소하면서 나온 고노 외무상의 발언만 들어도, 한국인에게 일본은 그리 안전한 여행지는 아니다. 

 

<고노 외무상 "지난해 75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 와서 음식을 먹고 갔는데, 수입 규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

https://www.insight.co.kr/news/222612

 

일본 여행을 자주 갔던 나로서도 고노 외무상의 말을 들은 이상, 일본여행을 갈 생각이 사라진다. 일본의 비열한 행태는 현대 외교무대에서는 보기 힘들정도로 보인다.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도 한국과 접촉하지 않으려는 스탠스를 취했고, 이후 실무자급 접촉과 방문단도 사실상 일방적인 거절을 당하고 돌아왔다. 별다른 명분 없이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19년 8월 2일에는 모두의 예상과 같이 수출규제 면제 국가 리스트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발표했고,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 및 식품,폐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일본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일 국가 간의 갈등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이에 맞춰 연일 조선일보, 중앙일보에서는 일본과의 외교로 회복하자는 사설과, 소설들이 올라오고 있다. 오히려 일본 여행을 홍보해주고 있다.

 

<일본 여행관련 사업을 35년간 해온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김창규씨는 실존인물일까?, 35년 전은 1984년이다. ‘응답하라 1988’ 보다 4년 이른 시절, 여행사를 시작했던 사업가가 일본여행 불매 때문에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한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1/2019073100273.html)

 

500년 전, 일본 탐방을 하고 돌아온 통신사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낸다. 왜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견과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 두 통신사의 의견은 그 논리와 근거에 따라 판단되지 않았다, 무분별한 당파 싸움에 영향을 받았고, 전쟁 준비를 할 여력이 없던 국가와 조정은 ‘왜가 전쟁을 일으킬 일이 없다’라고 눈을 감고 믿었다.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 우리가 불편하다고 해서, 쉽지 않다고 해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서, 눈을 감고 아무일도 없을 거야 라는 자기수면에 취해있는다면, 또다시 눈을 떴을 때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이 코 앞에 있을 것이다.

반응형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 폭등에 대한 단상  (0) 2020.10.09
어느 공대생의 취업도전 후기 2  (2) 2020.10.07
Notion 노트앱과 보안 문제  (2) 2019.03.09
떠나간 정치인  (0) 2018.10.08
[Essay] 북미 정상회담 취소  (0) 201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