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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제주도 타운하우스 Airbnb 사용기

 

제주도에 여러 번 방문하였지만, 그 때마다 묵었던 숙소는 제각각이었다. 학교에서 수련회로 왔을 때는 리조트에서 밤을 보냈고, 회사에서 왔을 때는 호텔에서, 나혼자 여행을 왔을 떄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친구들과 같이왔을 때는 펜션에서 묵었다. 그리고 이번에 제주도를 다시 한 번 가면서 처음으로 airbnb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좋은 숙소를 찾던 도중 제주도에서 한창 유행했던 타운하우스 스타일에 집에 머물게 되었다. 비슷하게 생긴 집이 여러 개 모여서 타운으로 이루고 있는데 2층에는 테라스가 있고, 집 뒷 편에는 뒷마당이 넓게 있어 좋았다. 바베큐를 먹기에도 충분히 큰 마당이었고, 옆집에서는 배드민턴이나 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놀기에도 충분했다. 캠핑에 로망이 있는 집이라면 텐트를 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airbnb 집주인이 깔끔한 스타일로 정리해둔 것도 좋았지만, 집 구조 자체도 좋았다. 더 효율적인 배치로 공간을 최대로 뺄 수도 있었겠지만, 1층에 방 하나, 2층에 방 하나로 2인이나~3인 가족이 살기에 적합해보였고, airbnb 숙소로 사용하기에는 4~5인 구성으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해보인다. 솔직하게 적자면, 이 글은 airbnb 후기를 적을 의도보다는 그냥 이런 타운하우스에 대한 감상을 남기고 싶었다. 

 

 

머물렀던 집을 제외하면 주변 모든 집들은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일반 타운하우스였다. 이웃 아이들이 아침부터 타운하우스 내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친구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면서 친구 이름을 부르고, 집 뒷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은 서울에서 30년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파트에서만 20년을 살아온 나에겐 생소해진 느낌의 무엇이었다. 저녁 10시만 넘으면 모든 불이 꺼지고 타운 전체가 암흑과 고요로 채워지지만,  아침 9시만 넘어도 아이들이 뛰어나와 노는 소리에, 주변 새 소리에, 타운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에, 멀리 보이는 협재 바다 소리에 잠에서 일어나게 된다. 벌레들이 성가시게 할 수는 있지만, 벌레를 대하는 마음가짐조차도 달라진다. 서울에서는 사람의 영역인 도시에 침입한 벌레들을 쫓아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반면, 이곳에서는 자연 속에 같이 살아가는 공생 관계로 바뀌는 느낌이다. 그만큼 나무와, 숲과, 바다와, 하늘 아래서 같이 사는 느낌이 든다. 어찌보면 도시의 회색빛 하늘과 다른 하늘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것들이 제주도에서 살고 싶게 만드는 듯 싶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살게 되면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진다.

 

 

airbnb 집주인 블로그를 보니 제주 한 달 살기 상품도 있다. 거의 일반 직장인 월급 한 달치에 가까운 금액이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일상과 가장 이질적인 체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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