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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usical] 오! 캐롤 Oh! Caroll!

간만에 예술의 전당으로 뮤지컬을 보러 갔다. 앵콜 공연이다보니 나도 아는 분 소개로 갔고, 대부분의 관객이 초대받아서 오신 어르신들이 많아 해당 뮤지컬 자체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검증받은 뮤지컬인만큼 재밌고 흥겨운 공연을 보여줬다. 올해도 뮤지컬을 여러 번 보러갔을만큼 뮤지컬을 그래도 보러 가려고 하는 편인데, 맨 앞 줄에서 공연을 본 건 처음이었다. 무대 앞 바로 두 번째 줄에서 보다보니 뮤지컬을 보면서 처음으로 배우의 표정과 연기를 관찰할 수 있었다. 아무리 S석이라고 해도 대부분 4~5m가 넘기 때문에 무대 바로 앞에서 보는 뮤지컬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오!캐롤’은 예술의 전당과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하는 다른 뮤지컬 공연과 다르게 밴드가 무대 위 뒷편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무대와 관객 사이에 악단이 위치하는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이 내뱉는 숨과 흘리는 땀방울까지 볼 수 있다. 

‘오! 캐롤'은 1960년대가 배경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아는 노래가 나오는 만큼, 흥겹게 뮤지컬을 볼 수 있다. 오캐럴은 닐 세다카의 히트팝을 비롯해 음악이 흘러넘치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사랑,이별과 슬픔, 우정을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해진다.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최고 인기 가수 델과 그 개인비서? 게이브. 결혼식날 신랑이 도망가 친구와 신혼여행 리조트에 오게된 로이스, 그런 로이스의 기분을 풀어주러 온 마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명 MC 허비, 그가 평생을 사랑한 여자이자, 같이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이끌어가는 에스더까지,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사랑과 음악이 가득한 이야기다. 

앞서 말했듯,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뮤지컬을 다 보고 나면 '오! 캐롤'에 완전히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유쾌한 스토리와 사람들을 이끄는 음악, 무대 위 모든 배우들의 열연에 눈과 귀가 완전히 사로잡힌다. 특히 극 초반부터 무서울 정도로 열정적인 조연 남자 배우들 때문에 음악을 듣는 재미와, 춤을 감상하는 재미가 덧 붙여진 공연이었다. 무대 위에서 쓰러질 듯 열정적으로 춤추는 남자 조연 배우들을 언급 안할 수가 없는데, 공연 시작부터 끝나고 커튼콜 때까지도 단 한 동작도 대충하지 않는 모습은 처음에는 재미로 다가왔다가, 나중에는 감동으로까지 이어졌다. 

바로 뒷자석에 중년 여성분들부터 초등학생 관객들까지 웃음 가득 즐겁게 볼 수 있을정도 전 연령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인 만큼 오랜 시간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특히 ‘뮤지컬’하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뮤지컬이다. 자녀와 부모님과 모두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들끼리 보러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6년 초연 이후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으니 언제 봐도, 캐스팅이 누가 있든, 믿고 볼 수 있는 뮤지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른 뮤지컬과 차별점은 관객 친화적이라는 점? 원작에서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무대 위의 허비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명MC로 극중 인물과 무대 위에서 MC를 보는 동시에 무대 밖 관객들과도 소통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단순히 관객에게 직접 멘트를 던질뿐만 아니라 관객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경품을 주기도 하는 모습은 기존 엄격 진지한 뮤지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바로 옆 공연장의 라이언킹을 의식하는 재치있는 대사를 하기도 하고, 최근 인기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패러디까지 첨가하는 등 단순히 같은 대사와 노래, 연기가 반복되는 뮤지컬이 아닌 살아있는 뮤지컬처럼 느껴졌다. 관객으로 하여금, 단 한 번의 무대, 다시는 재현 불가한 무대를 선사하는 열정적이고 흥이 넘치는 뮤지컬, 오! 캐롤. 또 다시 보러 가고 싶은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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