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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usical] 레베카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에 대한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었다. 물론 이 뮤지컬을 이야기하면서 옥주현이 언급되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레베카 원작을 읽지도, 기본 줄거리도 안 보고 가서 뮤지컬 전체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들을 놓칠까 걱정을 안고 객석에 앉았다. 하지만 도리안 그레이처럼 이야기가 난해하면서 심오하지도 않았고 직선적인 플롯 진행과 깔끔한 갈등구조 덕분에 이야기 전체를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 노래로 이야기를 전달해야하는 뮤지컬의 특성 상 발성과 발음이 안 좋은 배우들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노래로 전달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만 들고 그냥 음악 좋네~만 남을 수 있는데 배우들의 발성과 발음도 괜찮은 편이라서 이야기 전달이 더 쉽게 이루어진 편이다. 운좋게도 옥주현이 연기하는 댄 브라운 부인을 만날 수 있었고(보통 예매시 옥주현 출연 회차가 먼저 매진된다고 한다, 레베카 작품 그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은 옥주현 말고 신영숙에 대한 호평이 더 많은 듯) 그 회차에서 미스터 드위트 역은 엄기준이 맡았다.

블루스퀘어가 제공하는 뮤지컬 공연 시설과 자리에 따른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았다. 블루스퀘어를 두 번째 갔는데 음향 시설이나 무대시설에 대해서는 역시 잘 갖춰져있었고 특히 레베카처럼 무대 배경이 중요한 작품에서는 더 그 빛을 발했다. 다만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블루스퀘어 1층 VIP 석 쪽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거금을 주고 작품을 보면서 관람 내내 편치 않았던 것은 앞좌석과의 간격이다. 좌석들이 앞, 뒤 열과 엇갈리게 배치되어있는 것은 알지만 앞좌석에 키 큰 분이 앉아서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마다 무대의 절반정도가 가려져서 뮤지컬을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려워 아쉬었다. 조금 더 앞 뒤 좌석 같의 간격 혹은 높이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인공 '나'는 반 호퍼 부인의 말동무 겸 시중을 드는 일을 하다가 유럽에서 막심 드 윈터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반 호퍼 부인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막심은 '나'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그의 유명한 멘델리 저택에서 살게 된다. 그의 대저택에는 아직도 막심의 전부인인 레베카를 추종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녀의 흔적들을 발견하게되고 우연치 않게 그녀의 비밀에 향해 다가가게 된다. 레베카의 친구이자 그녀를 사랑했던 댄버스 부인의 시기 속에서 '나'는 위기를 겪게 되고 그럴수록 막심은 마음이 '나'에게 멀어진 것처럼, 이전과 다르게 행동한다. 과연 멘델리 저택에서 레베카는 어떤 존재였고 현재 멘델리의 안주인인 '나'는 레베카의 환영을 이겨낼 수 있을지.

전체적인 뮤지컬은 역시나 국내외로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인 만큼 탄탄한 구성으로 이루어져있고 관객으로 하여금 이해하기도 쉽게 만들어져있다. 주인공인 '나'는 이야기에 맞게 귀엽고 싱그러운 연기를 잘해냈고 엄기준도 막심이라는 캐릭터를 자신의 느낌을 살려 잘 표현했다. 위트있는 그의 멘트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만 후반으로 갈 수록 노래가 불안정해지는 느낌이 있어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그의 노래를 지켜봤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을 남기고, 스스로도 뮤지컬 연기 중 가장 대중적인 호평을 이끌어낸 옥주현의 댄버스 부인은 역시 옥주현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무서운 성량과 파워풀한 음악을 들려준다. 연기 부분에 있어서는 강하고, 억양이 독특하면서 대사를 빨리쳐야하는 캐릭터 특성 상 한, 두 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반복되는 고음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이어부르는 것을 보면 정말 최고의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관람 날짜에 일이 많아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관람을 했는데 잠이 오기는 커녕 옥주현의 고음의 노래가 온 몸을 공명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최근에 본 뮤지컬 중 스토리와 음악 둘 다 균형있게 잡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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