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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6.5~6.8] 무계획 통영 여행!!- 2일 째 (1)

아침에 일찍 출발하기 위해서 5시에 일어나 씻기위해 기다렸다.

아무래도 화장실이 적은 게스트하우스는 불편하기 마련이다.

마침 아침을 먹고 나가는 여자분들도 소매물도로 배타러 나간다고 해서 

나도 여객선 터미널로 따라나섰다. 



연휴나 사람이 많을 때는 소매물도로 가는 배를 미리 예약해야하고

예약 후 발권만해도 현장에서 엄청나게 오래 기다려야한다.

그래서 소매물도를 포기하고 연화도행 표를 9시 반으로 예매하고

여객선 터미널 앞 가게에서 멍게 비빔밥을 먹었다.

가게에서 혼자 여유롭게 뉴스를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멍게 철에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6월)은 그 철이 아니란다.

밥을 먹고 섬에 가기 전에 꼭!! 점심을 싸가라는 말을 들어

충무김밥을 포장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아

동피랑을 보러갔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열정만큼 진짜 대박!나는 입시가 되길)

역시 벽화마을의 원조답게 

다채로운 벽화들이 그려져있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앞에서 기념촬영 중이었다.

올해 초에 유행한 겨울왕국 벽화가 그려져있는 걸 보면

생각보다 업데이트가 빨리되는 모양이다.

가장 인상적인 벽화는 

인적이 없는 집에 들어가서 볼 수 있었다.

언뜻 보기에 사람이 아직 살고 있는 것 같아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주변에 사람도 없겠다 일단 들어가봤다.



역시나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아니었는데

거기 남겨진 글귀와 벽화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의 교육과 직장 때문에 떠난다는 글과 함께

그들이 한데 모여 벽난로 주위에 옹기종기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선잠을 청하고

옆 방에서는 화장을 지우는 어머니와 꿈을 위해서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까지

마치 가족들이 수없이 반복했을 일상이

벽에 새겨진듯 남아있었다.


꼭대기에 올라가니 그 유명한 통영풍경이 있었으나 너무 이른 아침이고

안개가 껴있어 그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대신 귀여운 고양이가 성곽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새와 곤충들을

쫓아다니며 보내는 일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뱃 시간이 되어 배를 타고 떠났다.

1시간정도 걸리는 꽤나 긴 거리동안

하염없이 바다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바다를 오래 보고 있던 적이 있었던가?

바닷물이 으깨지며 내는 거품사이로 햇빛이

반사될 때 그 눈부심은 사진으로 결코 담아낼 수 없었다.

연화도에 내려 산행을 하는데 생각보다 같이 산행을 하는 사람이 없었고

내가 제일 선두에 섰다. 그 전에 이 길을 가본 사람이 몇이나 되는 건지

앞에 펼쳐진 수풀보다 거미줄을 헤치고 가야했다.

꽤나 힘든 산길을 걸어 올라가다보면 갑자기 넓은 구릉이 나타난다.

이런 곳에서 드라마를 찍으면 딱이겠구나 했는데

최근 '연애의 발견’에서 연화도가 나왔다.

정상에 도달하자 용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때문인지 흐릿해서 좀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긴 여정이 될 줄은 몰랐다.

연화도 정상에 올라가는 건 연화도의 시작일 뿐이다.

사명대사가 수행을 했다는 굴과 절을 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길 가에 염소 한 마리가 외로이 묶여있다.)

정말 사람도 차도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핸드폰도 터지고 심지어 인터넷도 사용가능한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한시간 정도를 꼬박 더 걷고 나서 땀도 식힐 겸

점심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점점 용머리가 눈 앞으로 나가왔다.

이쯤되서는 날씨도 많이 좋아지고 바다색도 그 푸르름을 더해갔다.

(연애의 발견에 나오는 그 흔들다리)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보통 등산객 아주머니 아저씨들밖에 안보였지만

친구나 연인끼리 가면 한번쯤 장난치고 싶은 흔들다리다.

다리를 건너가면 완전 돌들을 타고 올라가야한다.

밥도 먹고 목표점에 도달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용머리 바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낮잠을 잤다. 아직

뱃시간까지는 많이 남았으므로

하지만 알고보니 여기는 섬 반대편. 다시 반대편까지 넘어가야한다…

어쨋든 이 반대편의 바다를 보고 놀랐다.

통영에서부터 연화도를 계속 걸으면서도

단 한번도 같은 색의 바다를 본적이 없다.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라는 데 왔던길은

완전 험한 산길 아닌가 거기를 어떻게 다시 돌아나갈지 상상도 안되서

그냥 옆길로 쭉 걸었다. 경사도 많고 보통 차가 다니는 길이어서

사람도 안다녔다. 햇빛을 피하지도 못하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했다.

운좋게 뱃 시간 20분전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10시 반에 들어와서 4시에나 나가니 딱 맞았던 것 같다.

섬을 가보려면 하루를 잡고 돌아와서는 통영시내 둘러보는 게 딱 적당한

코스인듯 싶다.

그럼 잠깐 쉬었다가 2부를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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