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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Movie] 아수라 (+ 무대인사)

아수라가 개봉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관객성적은 아쉽다. 현재까지의 예상으로는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 등을 통해 많은 언론 홍보를 한 거 치고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가 없다. 흥행실패에는 마케팅의 문제도 분명 큰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19세 이상 폭력 마초성향 영화가 애초에 흥행을 하기 힘든 한국영화 시장인데 무한도전에서 이를 홍보하려고 했던 것은 많은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성공은 관객 입소문에 달려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뿐이었다. 너무 잔인하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등등.

무대인사를 보러가기도 전에 저런 평가를 들으니 영화에 대한 기대는 완전 접고 영화를 보러갔다. 일단 무대인사는 이제까지 다녀본 무대인사 중 가장 화끈했다. 아무래도 남자들만 출연하는 영화라 그런지 다들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하고, 3번 봤다는 관객에게는 직접 배우들이 악수와 함께 ‘성공할거야 젊은이’라며 덕담까지 남겨주었다. 이후 주지훈과 뒤에 떠밀려 나온 천만배우 황정민, 정우성이 관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렸다. 필자도 운 좋게 정우성의 손을 잡을 수 있었는데 남자가 봐도 역시 잘생긴 배우다. 정우성 손 잡은거만으로도 아수라 무대인사는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미리 봤던 영화 평에 비해 훨씬 만족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 영화, 정말 아수라장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영화. 사람들이 비판하던 잔인함과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말에는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 어쨌다는 말인가. 신세계,내부자들을 비롯한 정경+깡패 유착 영화는 한국 영화의 성공 공식 중 하나이다. 이런 영화들에서도 어김없이 잔인함은 늘상 따라다닌 부수적인 역할을 맡는다.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가 무슨 거창한 주제를 말했기에 성공을 했는가? 내부자들은? 그저 영화는 드라마를 담았을 뿐이다. 아수라도 마찬가지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도경이 고군분투하면서 빠져나가려는 생존극이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한도경의 나래이션은 안 어울리기는 했지만 한도경이라는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영화 속 배경인 안남시는 대한민국 구석 어디선가 볼 법한 도시로 잘 꾸며놓았다. 어둡고 침침한 시장과 상가, 그리고 재개발 의도적으로 범죄와 불법이 지배한 도시를 더럽고 남루한 배경을 통해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효과를 주었다. 이 범죄로 얼룩진 이야기를 각각 분해해서 살펴보면 있을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사건들을 모티프로 했다. 수많은 시장 비리 사건부터 재개발 논쟁, 재개발로 인해 분당에 버금가는 부자도시가 되고 싶은 주민들, 증인의 해외도피, 사건을 조작하는 경찰, 조선족의 마약거래까지 구글에서 뉴스 검색을 하면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허다하다. 무대인사에서 배우들이 언급했듯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는 이야기가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물론 비현실적인 요소들도 많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자체의 호소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연기를 하는 정우성 뿐만 아니라 곽도원, 황정민, 김원해 같은 믿고 보는 배우들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지훈의 놀라울만큼 무서운 연기력이 인상적이었다. 눈빛 연기와 영화 첫부분과 끝부분의 극명하게 대조되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주었다. 

분명 호보다는 불호가 많은 영화다. 하지만 영화 개봉 초반 ‘기대와 다른 영화가 나왔다.’, ‘이 배우들로 무엇을 만든거냐.’라는 혹독한 평에 이 영화를 좋아할 법한 사람들 마저 영화를 못보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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