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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화차 Helpless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 소설 ‘화차’를 원작으로 제작된 한국 영화 ‘화차’.  소설을 워낙 흥미진진하게 읽은 탓에 영화가 나온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챙겨 보았다. 이제는 다시 보기힘들지도 모르는... 배우 '김민희’의 연기 포텐이 터진 영화라는 이야기는 진작 들었다. 화차하면 자신의 삶을 버리고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 벌인 범죄를 떠올리지만 사실 화차가 다루는 내용 중 가장 큰 묘미는 현대의 법이 만들어낸 허술한 법망과 사회에 맞춰져있다. 원작 소설에서도 여주인공이 왜 남의 신분을 도용하는지 법의 헛점 때문에 아버지의 빚을 되물림 받은 그녀의 성장 배경에서부터 카드, 사채 등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당시 일본 금융 문제를 디테일하게 비판한다. 무려 몇 페이지에 걸쳐서 당시 일본사회와 버블경제를 특수로 무분별한 카드에 관한 이야기를 변호사의 입을 빌려 들려주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김민희가 맡은 차경선이 왜 선영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소설과 비슷한 맥락을 따라간다. 빛을 잃어버린 차경선의 눈을 김민희가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지금보니 연기가 아닐지도..)해냈다. 총으로 쏴대고 부서지는 액션은 없어도 이선균과 조성하가 가짜와 진짜가 섞인 선영의 삶을 되짚으면서 진짜 차경선에 다가가는 이야기는 어느 스릴러보다 짜릿함을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많은 한국형 스릴러가 과거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부분에서 편집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 영화의 흐름이 턱턱 끊기고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화차는 오히려 문호의 동물병원과 고급진 그의 집과 선영의 고향, 끝내 차경선의 어두운 과거가 서린 어둡고 눅눅한 ’대포집’ 스토리가 부의 대조, 시간적 대조를 이루며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아쉽다면 영화 초반 시커멓게 나왔던 조성하가 사건을 파고드는 부분은 허술하다는 점. 하지만 그의 멋진 연기가 관객에게 그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재미를 안겨준다. 논란의 배우 김민희는 화차에서 연기 포텐이 터졌다고 보기보다는 그녀의 연기에 맞는 배역을 찾기 시작한거 아니었을까. 아무튼 이제 그녀를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도 종편에만 나오고 있으니... 

잘만든 탄탄한 일본 추리소설을 바탕으로 한국형 스릴러를 제대로 맛깔나게 만든 ‘화차’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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