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Book] 주제로 보는 한국사 2 -고려편


공대생으로서 인문학을 항상 가까이 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인문학의 가장 근본 중에 하나인 역사에 대해서 등외시 하던 습관이 있는데

단순 암기를 해야한다는 점이 너무 싫었고 현실과 동떨어진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고리타분하게 나열하는 역사책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사책은 뭔가 다르다. 출시된지 오래됐지만 현실과 가장 밀접한 역사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현재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퍼져있던

가부장적인 성격의 가족문화의 뿌리와 국내 정치, 사회, 교육 사회 전반에 이루어지고 있는 학연, 지연이 단지 현대사회의 문제가 아니라 고려 때도 분명

존재했다는 점 등,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가지고 현실의 많은 모순점, 문제점 등을 짚어주는 방식이라 매우 신선했고 책도 흥미롭게 술술 읽어지는 편이었다. 

기존의 역사 교과서나 일반적인 역사 소설, 책 등에서 볼 수 없는 방식이라 매우 신선했다. 

"여성 쪽 가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딸이 결혼하여 불행히도 자녀를 생산하지 못하고 일찍 죽게 되면

그 딸에게 상속했던 재산의 일부가 자신의 가문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사위의 집안에 남겨지는 꼴이 되기 때문에,

자연히 딸에게의 상속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었다.

즉 이 법률은 이후 딸에 대한 상속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 자녀 균분 상속의 전통이 무너지는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해당 시리즈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단 고려의 역사가 궁금해서 2편을 먼저 읽었다. 

고려 역사의 총체적인 정리를 해주기 보다는 여러가지 눈길이 가는 주제에 대해서 고려시대의 사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역사의 흐름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안될 수도 있지만

취업 인적성이나 면접에서 역사적 식견을 물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취준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과거의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우리는 어떤 영향을 역사로부터 받고 있는지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조금은 뜬금없지만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구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평소에 당신이 나에게 "당신은 책만 읽고 다른일은 하지 마세요. 내가 집안일을 맡아 의식을 책임지겠습니다.
비록 다시 힘써서 구하여도 뜻대로 안 될 때가 혹 있을 것입니다. 설혹 불행하게 다른 날 나의 천한 목숨이 끊어지고 당신은 후한 봉록을 누려 모든 일이 뜻에 맞더라도,
내가 재주없다고 하여 내가 궁핍을 막아낸 일을 잊지 마소서."라 하고 말을 마치더니 한숨을 쉬었습니다.
을축년 봄에 내가 우정언지제고라는 벼슬을 제수 받았더니, 그대는 얼굴에 기쁨을 나타내며 "우리의 가난이 이제 끝났군요."하길래, 내가 "간관은 녹을 지닌 지위가 아니네." 라고 대꾸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대는 "만일 하루라도 당신이 천자와 궁전의 섬돌에 서서 옳고 그름을 논쟁한다면, 나무로 된 비녀와 베로 된 치마를 입고 삼태기를 메고 생계를 꾸리더라도 또한 마음에 단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는 평범한 부녀자의 말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염경애 묘지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