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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페이스북의 기념 계정 관리자

PC 웹으로 접속한 페이스북 설정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대부분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페북이 이렇게 다양한 설정을 제공해주는 지도 제대로 모를 것이다. 최근 어플에서도 설정이 복잡해졌길래 한 번 둘러나볼까

하다가 기념 계정 관리자 설정 란을 발견했다. 

: 회원님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회원님의 계정을 관리할 가족이나 친한 친구를 선택하세요

라는 항목이었다. 왠지 소름이 끼치기도 하지만 최근 불고 있는 웹 데이터의 재산권, 잊혀질 권리 등의 논의에 맞는 설정이다.

또다시 최근 뽐뿌에서 일었던 해킹 사건에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뽐뿌에서 자신이 쓴 글을 모두 지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따로 기능을 만들어주지 않았고 개인 사용자가 만든 뽐펑이를 이용하여

개인이 올렸던 정보와 데이터를 삭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뽐O는 데이터 롤백, 뽐펑이 제작자 강등?과 같은

조치를 취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과연 개인이 창작한 웹상의 정보, 데이터의 소유주는 누구의 것인가? 특히 개인 블로그 컨텐츠의 경우

컨텐츠의 저작권이 엄연히 제작자에게 있지만 SNS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개인 글마저 개인의 소유로 볼 것인가?

아니면 커뮤니티 사이트의 소유로 볼 것인가?

물론 원천적인 권리는 작성자에게 있지만 작성자가 이제까지 쓴 글과 댓글 모두를 웹 상에서 영원히 지우고 싶어한다면

혹은 사망한 이의 글과 댓글을 모두 지울 수 있다면 웹 상에 유용한 컨텐츠들이 남아있을 수 있을까?

정보를 찾으려고 검색해서 커뮤니티에 유입되는 사용자 수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고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컨텐츠의 양도 감소할 것이다.

바로 잊혀질 권리와 기억할 권리의 대립이다. 

어떤 권리가 절대적이고 어떤 권리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가 힘든 부분이다.

한 권리의 대척점에 서있는 상보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어느부분의 양보와 타협도 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적인 내용이 담기거나

본인이 분명한 삭제 의사를 밝히고 있음에도 그 내용이 강제 보관되는 행위는 옹호하기 힘들다.

실수로라도 내 뱉은 말이 영원히 우리 뒤를 따라다닌다면 우리는 의견을 내놓을 수 없는

고요하고 폐쇄적인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그렇기에 되도록이면 빠르게 이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있어야할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자신의 개인정보와 사적인 삶의 내용이 검색되는 신상털기를 당하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모습, 목소리, 글 등이 마치 박제된 것처럼 인터넷에 영원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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