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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티스토리 광고 약관 개정에 대하여.

2014년 개인 잡탕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티스토리를 선택한 것은 네이버 블로그의 제한된 자유도 때문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사용자가 수정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모양의 블로그를 만든다는 것은 운영측에는 극한의 효율성을 주겠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정해진 틀에 내용만 채운다는 느낌 때문에 답답함이 느껴졌다. 반면 티스토리는 무료 서비스임에도 기본 제공해주는 테마도 다양하게 있고 개인이 HTML과 CSS를 수정해서 워드프레스 느낌으로 나름 괜찮은 테마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러다 2022년 연 초, 티스토리 이용 약관 개정이 담긴 메일이 하나 날라온다.

변경 전에는 없던 조항이 하나 새롭게 생겼다.

제 9조 (서비스 내 광고) 회사는 서비스 내에서 광고를 게재할 수 있으며, 게재되는 광고의 형태 및 위치, 노출 빈도, 수익의 귀속 등은 회사가 정합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3가지 갈래로 나뉜다. 구독제이거나, 광고를 강제로 달고 있거나,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거나. 티스토리의 경우,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뒤 가장 골치아픈 서비스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웹에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검색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그 많은 트래픽을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브런치라는 나름 성공적인 블로깅, 글 컨텐츠 플랫폼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티스토리가 더더욱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티스토리는 무료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다가 사용자가 구글 애드센스나 카카오 애드를 달 수 있어서, 블로그 운영자의 능력에 따라 무료로 가입했지만 블로그를 통해 오히려 돈을 벌어가는 일도 많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익이 나는 곳에 입장료를 받고 싶어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방식이나 접근이 아무런 논의나 이야기 없이 통보되는 방식이라면, 이 플랫폼을 믿고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심지어 약관 개정에는 아무런 상세 설명이 없다.

~을 안내 드립니다. 블로그 운영에 참고 바랍니다.

카카오가 광고를 마음대로 내 글 중간에 삽입할 수 있고, 그 형태나 위치, 노출빈도, 어떤 광고가 나오는지 모두 카카오가 결정한다. 수익 또한 회사에 귀속시킨다. 오늘은 카카오가 독단적으로 광고를 내 글에 집어넣는데 그치겠지만 내일은 또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다. 내일은 컨텐츠의 소유권을 빼앗을 수도 있는거 아닌가?

플랫폼, plat의 구획이라는 뜻과, form의 형태라는 의미가 합쳐져, 구획된 땅의 형태라는 의미다. 기차가 멈추고, 승객이 타고 내리는 곳을 플랫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플랫폼에 서있는 이유는 기차가 제 시간에 플랫폼에 올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열차가 올거라는 ‘약속’도 마음대로 변경되고, ‘믿음’도 생기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플랫폼 위에 서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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