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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 전시회 후기

프랑크 폰타나 전시회는 몬드리안의 그림같은 짙은 원색과 보색을 이용한 전시회 타이틀 사진으로 처음 접했다. 강렬한 그의 사진은 사진예술에서 흑백 사진 시대에서 컬러 사진 시대로 넘어가는 도약 중 하나였다.  

우리의 두 눈에 담긴 세상은 입체적인 풍경이다. 두 눈을 이용해 뷰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체들의 거리감을 알 수 있다. 사진을 담아내는 필름과 이미지센서는 하나의 평면이다(한 쪽 눈을 감아보아라). 하지만 렌즈의 굴곡을 통해 본 세상은 자연스레 왜곡되어 휘어져 보이기 마련이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강제적인 입체감을 가지게 만든다. 프랑크 폰타나의 사진은 이런 우리의 상식을 깨버린다. 다양한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원근을 제거하고 한 프레임에 평면으로 담는다. 이러한 방식은 폰타나의 사진이 기록으로서의 사진에서 벗어나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비현실적인 세상을 사진 속에 재창조한다. 그렇기에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피사체이지만 평면으로 보이며, 추상화 같은 회회적인 느낌마저 든다.  

사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진은 언제나 예술로서 존재가치를 의심 받아왔다. 더 높은 해상도, 더 높은 해상력, 소형화를 통해 스마트폰에 고성능 카메라가 들어가면서(심지어 광각, 망원 등 여러 카메라가 들어간다) 더더욱 사진은 기록의 수단에 가까워졌다. 모두가 똑같은 곳에서 인스타 사진을 찍고, 같은 풍경은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프랑크 폰타나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프랑크 폰타나만 볼 수 있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아마 나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은 그와 같은 공간에 있어도 그와 같은 포인트를 찾고, 사진에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이 바로 사진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지점이다. 모두가 글자를 적어나갈 수는 있어도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듯. 사진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답을 주는 전시회, ‘프랑크 폰타나 회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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