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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면접관으로 참가한 후기

면접 대상자로 후기를 남긴지 4년만에 우연히 면접평가자로 신입사원 공채 면접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루 동안 총 7명의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지원자로서 면접을 참가할 때와 나와 같이 일할 동료를 뽑아야하는 면접관의 입장은 역시나 180도 다르다

면접에 지원자로 참가했을 때는 잘 알지 못했던 사실 중 한 가지는 인성검사 결과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적상 검사를 통과해야 면접의 기회를 주는데, 인적성 검사는 pass or fail의 지표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면접시스템이 그렇듯, 지원자의 자소서 전체와, 성적을 바로 조회할 수 있고, 학창시절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수상내역은 무엇이 있었는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적성 검사 결과도 바로 볼 수 있는데 각 세부점수, 총점, 총평 등 데이터를 분석하여, 노트북 화면 너머 면접지원자를 그야말로 숫자로, 몇 마디 문장으로 요약해놓았다. 또한 이 인적성 결과에 따라 맞춤형 질문들도 나와있어 지원자가 부족한 부분,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부분을 좀 더 자세히 파고들 수 있게 준비가 잘 되어있다. 이러한 면접 시스템을 보자마자, 5년 전 내가 참가했던 다양한 면접들이 떠올랐다. '도대체 왜? 나는 면접만 가면 떨어질까?'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내 강점과 약점을 모아둔 데이터를 보면서 어느정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면접관들은 나의 강점과 약점을 통계적으로 어느정도 알고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면접자가 약하고,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을 골라서 질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면접자가 자신의 강점뿐만 아니라 약점도 알고 있어야한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알고 있지않으면 어떤 질문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거고, 그렇다면 아무리 강점에 대해서 PR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면접에서 합격점을 받기 쉽지 않다.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면, 면접 기출 질문들을 찾으러 다니는 것보다는 자기 강점과 단점을 파악해보는 시간을 꼭 갖길 바란다.

 

두 번쨰로 몰랐지만 중요한 것은 태도적인 문제다. 놀랄만큼 많은 면접자들이 굉장히 면접관을 불편하게 만드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도 면접자일 때는 몰랐지만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면접관에게는 이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번 면접에 들어왔는지는 뻔하게 보인다. 모든 면접자들이 똑같은 정장차림, 거의 유사한 외모로 오기 때문에, 각 면접자들의 표정이나 자세, 작은 제스처에도 큰 차이가 부각된다. 자신의 프로젝트 이력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면접자에게 앞서말한 것처럼 협동에 대한 약점을 공략한 질문을 했을 때, 굉장히 당황한 표정이나, 불편한 표정을 짓는 면접자들이 많았다. 자신이 꼭꼭 숨겨왔던 것들을 폭로한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당황하더라도 웃으면서 유하게 풀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더 당황스러운 것들이 튀어나오게 되고 그때마다 당황하거나 불편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안드는 것은 당연하다.

면접이라는 것이 합격에 들기 위해, 그리고 면접관에게 어필하기 위해 자기 PR을 해야하는 자리임에는 틀림없지만, 자만적이거나, 너무나도 자신만만한 태도는 곤란하다. 면접관들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 더 많이 알기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 면접자들은 자기가 지원한 직무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입사원인 경우에 미리 해당 회사, 해당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이 있지않은 경우, QA테스트 직무, 개발직무 등등 본인이 무엇을 하게 될지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밖에 없다. 면접자들이 자신있어 하는 이력들 대부분이 자신이 지원한 직무와 크게 관련있지 않다. 회사 밖 학교에서 체험하는 이력들은 모두 드넓은 영역을 몇몇 사람들끼리 커버하는데 비해 회사는 매우 좁은 영역의 일을 반복적이고 깊은 레벨로 수행하기 때문이다.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감은 있지만, 어떤 새로운 것도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겸손한 태도 유지가 필요하다. 자신의 경력을 뽐내는 데 열중하는 것은 과녁이 없는 곳으로 활시위를 세게 잡아당기는 것과 같다.

세 번째로 다룰 것은 표정 문제다. 이는 두 번째 ‘태도’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면접을 하는 동안에는 적당히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너무나도 좋은 스펙에 면접자들이 20분 내내 무표정으로, 혹은 거의 화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히 좋지않다. 면접관들 입장에서도 나와 5~10년을 일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뽑는데, 24시간 하루 중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마주할 사람을 뽑는데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을 뽑고 싶을까? 탕비실에서 마주쳤을 때 농담도 할 수 있고 웃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만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인간적 본능이다. 면접을 준비하기 전 자신의 표정과 미소를 꼭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도 아직은 경력이 많지 않은 회사원이지만 급하게 면접관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문뜩, 5~6년 전 수 없이 면접을 보러 다니던 20대 후반의 ‘내’가 떠올랐다. 왜 나는 합격을 받기가 이렇게 어려울까라는 생각으로 항상 좌절하던 과거의 ‘나’에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면접관으로 참가한 후기를 남겼다. 사실 이러한 것들을 면접자들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업의 문은 점점 도 좁아지고 있고,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합격을 하고 있기에, 우리는 '합격선'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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