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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요즘 직장생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위 캡쳐 글이 가리키는 30대인 당사자로서 많은 공감과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주제라 글을 써본다. 최근 회사 10년차 직원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일에 쏟는 열정은 적당히, 성과는 최대로. 나머지 시간에는 자산 투자에'라는 조언을 해주신 분 이야기가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그 조언의 정당성이나 말의 옳고 그름을 떠나 뒤에 덧붙이는 이야기는 피해갈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XX이사는 회사에만 청춘을 다 바치고 부동산이나 투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니 지금도 전세 전전하며 살고 있지 않느냐?, XX과장은 회사에서도 성과로 인정받지만 잇속이 빨라, 회사 일은 적당히 나머지 시간에는 투자공부를 하고 집만 두 채다.'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라는 이야기였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해도 마음으로는 직업 업무에 인생을 베팅하고 전념하는게 얼마나 ROI(Return On Investment)가 안나오는 일인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회사 일이란 것은 결국 '내 일'이기보다는 내 자리에 앉은 사람이 해야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내가 빠지더라도 금방 대체자를 구해서 회사를 굴려나갈 것이다. 하지만 내 삶에 회사가 빠진다면 그렇게 금방 대체 회사를 구할 수 있을까?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에 대한 갈망은 건전한 욕구라고 칭송하는 교육을 받았다. 반면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들을 이기적이거나 계산적이라고 치부하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지금 현실과 배움의 간극이 크다.

 

나혼자 살기에도 어깨가 무거운 시대에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오너십'을 가지길 원하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이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으로 책임감을 느낄 사람은 매우 투철한 책임의식을 가진 몇몇 이들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적 여유를 약속해주거나, 스스로 경제적 여유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성장을 돕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저금리, 노동자본의 휴지조각화 시대에 책임감이라는 단어만으로 직원들을 묶어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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