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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하루 재택근무 후기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도시 봉쇄 및 2~3주간 shutdown도 진행 중이다. 열심히 일하기로 소문난 한국의 노동자들에게도 서구권에서만 한다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작년 해외 협력사 vice president가 한국에 방문하여 미팅과 식사를 함께한 적이 있었다. 본사는 미국에 있는데, 본인은 호주에서 재택근무를 한다고하여 식사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산 적이 있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니 여러 질문들이 쏟아졌다. 본사에서 성과관리 및 근무체크는 어떻게 하는지, 가족들과 집에 있고 평일에도 식사도 해야하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지는 않은지, 우리에겐 멀게만 느껴졌던 것들이라 단순 호기심에서 질문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재택근무가 퍼지기 시작하고 나도 반 강제로 재택근무를 처음해보게 됐다. 일단 여러 걸림돌이 많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처음 겪게 되는 문제점들이 있다.

 

(1) 작업대

보통은 회사에서 데스크에 앉아서 PC나 노트북을 이용하여 업무를 진행할 것이다. 넓직한 책상과 몇 년간 업무를 해오면서 손을 뻗으면 필요한 물건들이 닿을 수 있게 셋팅한 최적의 근무 환경이다. 그런데 집에서는 업무를 거의 하지 않다보니, 책상이 있어도 최적 셋팅이 아닐테고, 사용하는 PC나 랩탑도 근무에 맞는 셋팅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 업무를 함에 있어서 회사와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 들고 불편한 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이는 재택근무를 처음하기 때문에 겪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재택근무가 빈번하게 있을 경우에는 완벽히 준비된 환경에서 업무를 할 수 있으니 이런 불편함을 못느낄 수도 있다.

 

(2) 집에 도사린 집중 방해 요인들

실제 재택근무의 어려움을 호소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육아’를 꼽았다. 집에 아이도 어린이집에 가지 못해 집에 있다면 당연히 아이 혼자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 처리와 동시에 아이까지 봐야하는 멀티태스킹이 되야한다. 아이가 없더라도, 집에 도사린 업무 방해 요소들은 많다. 갑자기 재밌어 보이는 티비 채널, 유튜브 영상, 친구들과의 카톡, 동거인과의 이야기 등이 있을 수 있다. 업무를 타이트하게 관리하지 않는 회사더라도 다른 직원들의 눈치 때문에 지키게 되는 것들이 사라져버린다. 아무도 실시간으로 나를 감시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예상보다 작업자를 늘어지게 만든다. 덕분에 재택근무를 하면 오히려 칼퇴근을 할 수 없는 느낌이다.

 

(3) 동료와의 협업

제 아무리 협업 툴이 날이 갈수록 발달을 한다고 하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하는 것보다 나을 순 없다. 문자는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각각 문자로 변환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3월 한 달동안 재택근무를 시도했다. 한국에서는 근시일 내에는 절대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재택근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에 참여를 했다. 인터넷에서는 재택근무 별별 후기가 많았다. 집에서 일하니 효율이 더 좋다는 사람들과, 미팅 시에 상의만 차려입고 진행한다던가, 4인 가구 모두 재택근무를 해서 점심시간에 집이 북적북적인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까지 봤던 것 같다. 이 전염병 위기 상황이 끝난 후,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AC(After Corona)에 대한 많은 예측이 있지만 사측에서 재택근무를 늘린다던가, 미리 대비를 하진 않을 것 같다. 현재 근무하는 회사의 경우, 재택근무를 거의 반 휴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내부망에 접근할 솔루션을 구축하지 않은 점이 문제긴 하지만...) 

한국의 경우 코로나19가 어느정도 진정세에 들어섰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정상근무로 복귀하고 있다. 재택근무라는 짧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꿈은 꾸었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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