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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Review] The Walking Dead Game : Season2 워킹데드 게임 시즌2

워킹데드 미드를 접하고는 한동안 좀비물에 푹빠져있었다.
하지만 워킹데드만큼 공포스러우면서 흥미를 끄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었다.
워킹데드가 단순히 좀비 아포칼립스의 좀비들의 공격 속에서 생존을 하는 작품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을 때 발휘되는 인간의 무서운 욕심과 동물적 본성을 적나라게 보여주는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좀비보다도 사람, 우연히 만난 사람, 웃으면서 좋아보이는 사람 혹은 바로 뒤에 있는 사람까지도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의 갈등에 대해서 주로 다룬다.
어떻게 보면 좀비는 그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생존에 대한 개념을 환기시켜주는 도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 끌려 드라마에 푹 빠져있을때 (차마 원작 만화책을 볼 생각을 안했고)
워킹데드가 생산하는 서브컬쳐를 이것저것 찾고 있었다.

그러다 2012년에 우연히 워킹데드 게임이 발매한 사실을 알았다.
여러가지 스타일(1인칭슈팅 게임, RTS같은 게임 등) 중 Telltale의 워킹데드에 푹 빠지게 되었다.
갑툭튀한 이 드라마? 만화? 기반의 게임은 어느 드라마 기반 혹은 영화 기반 게임보다 놀라운 게임성과 스토리 전개,
큰 액션신은 없지만 게이머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게임방식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좀비 머리에 총을 겨누는 방식보다 생존에만 집중하는 각양각색의 인간과 나누는 대화 선택지를 골라야하는
게임 방식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그해 GOTY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1편의 엔딩에서 남긴 여운?, 떡밥덕분에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2편을 접한건 3년뒤, 출시된지도 모르고 바쁘게 지내다가 연말 세일 때 스팀에서 구입하였다.

이야기는 클레멘타인으로 시작한다. 놀랍게도 1편의 세이브파일과 연동을 할 수 있다.
나중에 이곳저곳에서 찾아보니 전편과 연동이 되어도 결말은 같기 때문에 바뀌는 부분이 많지는 않단다.
1편에서 부모만큼이 클렘을 아껴주었던 Lee가 죽은 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반가운 얼굴들도 잠시,
클레멘타인은 다시 좀비들이 득실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지게 된다.

새롭게 만나는 동료들과 새로운 갈등(비록 전편에서 봤던 인물들의 포지션과 비슷한 캐릭터들이 있지만),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Lee 없이 클레멘타인 혼자 살아남아야하는 냉혹한 게임이다.
초반에 약간 달라진 시스템에 기대를 많이 하고 플레이를 시작했다. 

(많은 여성 캐릭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루크)

그러나 그 기대가 오래가지 않았다. 클렘이 새로운 그룹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이야기의 전개나 흐름은 생뚱맞기 그지없다. 또 전편의 여러 잡다한 캐릭터들의
짜증과 이기적인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했던 인물은 합리적이고 책임감있는 어른 Lee였다.

그런데 더 워킹 데드 : 시즌2 게임에서는 클레멘타인이 모든걸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녀는 11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짜증나고 무능한 인물들은 클레멘타인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클렘은 그룹의 운명과 많은 사람들의 목숨까지도 결정해야할 수 있고 좀비 몇 마리쯤은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존재다.
항상 중요한 결정사항을 11살 소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이토록 민주적인? 캐릭터들의 행태도 행태지만
아무리 평소에 잘 지내더라도 단 한번의 선택이 그 캐릭터의 분기점을 갈라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친절하게 대하던 캐릭터가 갑자기 완전 X가지 없는 캐릭터가 되버리는 요상한 전개다.

특히 카버의 캠프에서 탈출하는 씬에서는 암걸릴것 같다. 어려운 미션을 '그럼 누가 해결하지?'하는데
모두들 클렘만 쳐다보고 있고.. 클렘은 좀비무쌍을 찍게 만드는...

에피소드별 구성이나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은 나쁘지 않았다. 
1편과 달리 결정에 따라 여러 개로 분리되는 결말도 좋았고 대부분의 결말은 마지막 선택쪽에 몰려있기 때문에
여러 결말을 선택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점은 다른 스토리게임에 비해 대사 스킵이 안되기때문에 다른 결말을 보기위해서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면서 모든 대사를 봐야하는 참사는 피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는 귀엽기보다는 표정에 때가 탄 어른?이가 되버린 클레멘타인을 보며 아쉬운 점이 드는 것이 많다.
특히 전편이 그렇게나 훌륭했을 경우에는..
워킹데드가 좀비(워커)와의 전면전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닌만큼
좀더 심도있는 캐릭터설정과 인물들간의 갈등에 대해서 힘을 실었어야했다.
그럼에도 몇 년전에 인상깊게 했던 게임의 후속작을 해볼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전편에서 겁많고 칭얼대던 아이에게 총쏘는 법부터 가르쳤고
이번 편에서 도끼로 좀비를 잡을 수 있는 클레멘타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 지켜보았기 때문에..
또 Lee의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나쁘진 않았던 게임.
3편을 이미 예고 했다는데 이제는 클렘을 주인공 자리에서 놓아주고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하길 기원하며

1편에서 글렘이 나왔듯 TV 워킹데드 멤버와의 조우도 기대해본다.
그 이전에 2월에 발표될 DLC : 미숀이 TV의 미숀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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