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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스마트워치 사용기

기어와 페블이 출시될 때만 해도 과연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생길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이 부정적인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는 ‘필수적인 도구’이냐라는 문제였다. 어차피 스마트폰을 주머니나 가방에서 꺼내서 사용하면 되는데 굳이 돈을 추가로 지불하면서 작은 스마트폰을 손목 위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얼마 전 애플와치가 출시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 애플와치 또한 혁신적인 기능보다는 기존의 스마트워치가 가지고 있던 기능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패션 아이템으로 포지셔닝만 바꾼 제품이었다.

과연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까?

과연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필수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

한 달간 학생으로 두 달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사용했던 스마트워치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1)     학생으로서 스마트워치 사용기

과제나 학교 행사, 일정 등을 원래 캘린더와 To-Do 어플을 이용해 정리를 하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로 연동할 수 있는 작업들이 많았다. 페블 스마트워치가 단순 노티 전달 밖에 할 수 없지만 원래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설정해놓고 생활하기 때문에 일정, 과제 알림을 손목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유용했다. 또 각종 메신저,SNS 노티들을 수업시간에 바로 손목에서 확인하고 불필요한 노티들을 없애고 필요한 노티만 걸러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편하지만 굳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가방에서 잘 꺼내지 않는다는 점, 무의미한 노티들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편리했지만 과연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중요한 연락이 온다면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서 답장을 하거나 전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기능이 중복된다는 느낌이었다.

2)     엔지니어로서 스마트워치 사용기

전자회사 인턴 두 달을 하면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게 되었다. 일단 회사 내에 애플와치를 착용한 분들을 여러 명 볼 수 있었고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차고 다니는 분들도 많았다. 아무래도 업무시간에 일정관리와 연락이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과장님 옆자리였기 때문에 당연히 핸드폰은 무음으로 설정한 채 일을 했고 인턴도 이 공정 저 공정 돌아다니면서 연락을 많이 받아야했기 때문에 스마트워치가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었다. 급한 전화가 오거나 카톡, 문자가 왔을 때 재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던 건 스마트워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공정 라인에서 핸드폰 사용이 금지되어 있거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경우가 많았다. 이때 스마트워치를 통해 간단히 연락을 받을 수 있어 편리했다. , 두 손에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는 경우에도 손목을 살짝 돌려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스마트폰 자체를 꺼내쓰기 애매하거나 두 손이 불편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도 길거리를 걸으면서 스마트폰으로 온 연락을 확인하거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몇 분 기다려야하는지 보거나 간단한 뉴스 헤드라인을 볼 때 유용! 하게는 사용했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가?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기를 두 개 들고 다니는 것과 다른가? 마치 음악을 듣기위해 스마트폰을 들고다니면서도 고용량,고음질의MP3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재 스마트폰이 어떤 형태로라도 변신할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하루종일 차고다니다보니 확실히 스마트워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항상 차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 아니라면 굳이 스마트워치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클리앙에서 본 어떤 댓글처럼 예전 자동차에는 블루투스 음향 시스템이 없었다. 그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네비게이션도 라디오도 차에 탑재되어있지 않았다. 그것들이 자동차에 꼭 필요한 시스템인가? 키워드는 편리함이다. 요즘 출시하는 자동차 모델에는 라디오는 물론 네비게이션, 블루투스 음향 시스템도 당연히 들어간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텔레메틱스, IT기술과 자동차 간의 결합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것도 필수적이 아닌 편리함을 위한 발전이다. 스마트워치의 미래를 여기서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배터리 효율이 좋아지고 현재의 기술을 제품에 좀 더 집약적으로 넣을 수 있다면 고가시계부터 저가시계까지 모든 시계에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당연히 들어가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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