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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자출러들을 위한 루퍼 슬링백 사용기

집과 회사 거리가 4km가 되지 않아 출퇴근을 차로 하는게 오히려 불편해졌다. 아침저녁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다른 차 뒷면만 보고 언제 출발하나 기다리다보면 내가 차 안에서 시간을 버리고 있구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봤다. 가장 좋은 건 막히지 않는다는 사실과 해와 바람과 야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다보니 일반 백팩으로 다니기가 불편했다. 아무리 선선한 봄날씨에도 백팩을 메고 자전거를 타다보면 등에 땀이 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슬링백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혹은 책이 들어가지 않는 크기라 제외하고 자출러(자전거 출근러)에게 적합한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 유명한 브랜드의 가방들은 너무 비싸 제외하고 SNS 광고에서 우연히 본 Looper(루퍼)라는 회사의 슬링백을 낙점했다. 가벼운 무게, 노트북만 딱 들어갈 정도로 컴팩트한 사이즈, 자전거 앞에 설치할 수 있는 기능도 마음에 들었다.

직접 사용해보니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다양한 수납 공간이다. 가방 앞에 위치한 큰 포켓 두 개는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넣고 다니기에 적합하다. 아이폰 맥스 사이즈가 딱 맞게 들어가니 왠만한 스마트폰은 다 잘 들어갈 듯 싶다. 이 포켓 안에도 구분할 수 있는 주머니가 따로 있어서 카드나 차키 등을 구분해서 넣을 수 있다.

본체 안에는 더 많은 수납 공간이 있다. 크게 그물망 부분과 뒷면, 그리고 태블릿 or 랩탑 고정 고무줄이 있다. 그물망 있는 부분에는 자주 사용하는 물건과 부피가 있는 물건을 넣어 보관하면 적당하고, 뒷면 부분은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얇은 것들만 보관이 가능하다.

 

태블릿은 11인치에 매직키보드를 결합해도 넣고 다닐 수 있다. 랩탑은 13인치가 한계인데 두께가 얇은 랩탑 정도만 소화가 가능하다. 매일 아이패드 11인치 + 매직키보드를 넣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 랩탑이나 태블릿을 들고다니면서 책도 같이 넣고 다닐 수준은 아니다. 아이패드 하나로 책은 필요없는 사람들한테는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패드 + 일반 300페이지 서적을 가지고 다니기는 어렵다.

자전거 앞에 연결하는 기능은 이 가방 최애 기능 중 하나. 더 이상 가방을 뒤로 메거나 불안하게 따릉이 바구니에 넣을 필요가 없다. 손잡이 앞에 쉽게 연결해주면 충분하다.

따릉이에도 잘 설치된다.

 

단점도 있다. 가방이 일반 슬링백에 비하면 크기도 커지고 부피도 커졌다. 하지만 어깨끈은 일반적인 슬링백이랑 다를게 없다. 그 만큼 가방 안에 물건이 많이 들어가는데, 일반적인 13인치 랩탑을 넣는다고 하면 1.2-1.4kg 무게가 된다. 이 무게를 한 쪽 어깨로만 메고 다니다보면 좀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다못해 들고다니는 손잡이라도 충실하게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손잡이는 아주 보조적인 역할만 하도록 달려있다.(애초에 손으로 들고 다니는 용도의 손잡이는 아닌듯 싶다.)
가볍고 편하고 많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일 회사에 메고 다니는 데일리 백으로 3개월 넘게 사용 중이다. 아무래도 이름이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보니 내구성이 걱정되지만 고장날 때까지 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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