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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Apple Keynote 

왠만한 IT Geek이나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아니라면 키노트를 라이브로 보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Apple의 경우가 특이하다. 많은 애플 팬보이들이 이벤트 전부터 밤을 새고(현지는 아침이겠지만) 이번에는 어떤 제품이, 어떤 서비스가 나올지 기대하면서 애플제품으로 사파리에 접속해 키노트를 라이브로 본다. 국내에 경우에는 새벽 2시라는 시간적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동시 번역이나 자막 제공을 해주는 사이트가 몇 군데 있을정도니, 애플 키노트는 애플팬보이에게는 일년마다 찾아오는 행사다.
애플 관련 이벤트는 밤을 새면서도 챙겨보곤 했지만 이상하게도 갈수록 기대감도 키노트 자체에 대한 흥미도 떨어져간다. 최근 중국발 사전 유출로 인해 신제품이나 신기능에 대한 놀라움이 반감되는 점도 있고 키노트 자체가 지루해지고 매년 비슷한 구성과 대본으로 특색없는 행사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럼에도 2016년 9월 7일 애플 키노트를 생중계로 시청했다.

먼저 시작을 닌텐도 마리오와 함께해서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보통은 교육이나 헬스 쪽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지루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첫 등장부터 닌텐도라니! 하지만 기대는 곧 사그라들었다. 닌텐도 IP가 꾸준히 출시된다는 것도 아니고 일단 ‘마리오런?’ 만 출시하는 것이다. 쿠키런과 같은 러닝 게임으로 Free to Play 는 아니라는 점은 반길만했지만 진짜 슈퍼 마리오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얼마나 닌텐도 게임이 스마트폰으로 나올지는 모르겠다. 다만 EA 처럼 심즈, 심시티, 피파 등 콘솔가 PC에서 나름 잘 나가는 게임들을 모바일로는 형편없이 구색만 갖추어 출시한 사례를 닮지는 않았으면 한다. 포켓몬 고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건 이미 유행이 지나갔으니 좀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역시나 항상 찾아왔던 교육 시간. iWORK를 이용한 교육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귀에 잘 안들어온다.

바로 뒤이어 애플워치 시리즈 2를 공개했다. 더 나아진 디스플레이, 방수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템을 만들어냈다. 애플워치 때문에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만 태양광 아래서도 잘보이게 애플이 낸 제품 중 가장 밝은 디스플레이라는데.. 생각해보니 애플워치는 OLED. 소자들이 타들어가 선명하게 남을 번인에 대해 대책은 있는건지 궁금했다.

나이키+ 모델은 (누가 디자인 했을지 추측이 간다.) 나름 기억에 남는 제품인데 형광 워치페이스와 운동 관련 기능들은 아예 독립적으로 변종 OS에다 넣어주는건지 아님 일반 애플워치에도 나이키 관련 설치?를 통해서 구현 가능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기대하던 아이폰7 은 번호를 매겨가면서 특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JetBlack 색상이 추가되어 영롱한 유광 블랙을 만나볼 수 있다. 각종 루머에서 이야기한 블루는 없었고 다만 용량의 변화는 32/128/256 으로 바뀌었다. 요즘 32기가도 부족한 시대기 때문에 중간 단계 용량을 128로 잡은 것은 바람직한 변화다. 

초대장 자체를 카메라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으니 카메라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굉장히 장황하게 설명만 하고 야간샘플샷이 없는 것도 살짝 불안하고 애플이 카메라에 자신있다면 타사 카메라와 분명히 비교하는 시간이 있었을텐데 그것도 없다. 불안만 남았다. 이 부분은 실제 사용기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을 듯 싶다.

3.5파이 헤드셋 구멍을 막은 것은 정말 ‘Courage’가 필요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애플의 이런 무모한 도전은 몇 번이나 봤었지만 적응하기 힘들다. 하지만 심플, 대칭(물론 카툭튀는 이해해주고 싶지 않지만), 통일성을 중시하는 애플의 철학과는 맞아떨어지는 도전이긴하다. 이어팟을 뚝 자른 디자인으로 조롱을 받고 있는 에어팟과 라이트닝 젠더, 라이트닝 이어팟까지 비츠 쪽도 있으면서 굳이 이어팟 라인업이 대폭 늘어났다.

3.5파이를 제거한 것만 제외하면 간만에 재밌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본 키노트였다. 하지만 잡스를 보다가 팀쿡을 보면 확연히 느껴지는 쇼맨쉽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지는 키노트였다. 제품 또한 아쉬운 점이 많이 남고. 언젠간 애플에서 또다시 서류봉투에서 맥북을 꺼내고, 버튼을 없애버린 아이폰을 들고 나왔던 그 키노트처럼 팬보이들의 마음과 지갑을 털어버릴만한 키노트를, 그런 제품을 출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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