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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Game] 레데리2 Red Dead Redemption 2

게임에 많은 자본을 투여하면서 '영화' 같은 게임이 늘어났다. 화려한 그래픽, 일반 유저는 찾아보지도 않을 것을 하나하나 구현해 놓은 디테일, 서사 깊은 캐릭터와 맛깔난 대사,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버무려진 분위기와 스토리까지. 락스타 게임은 이런 블록버스터 대작 게임 IP를 2개나 성공시켰다. 하나는 현대를 무대로 한 너무나도 유명한 GTA, 다른 하나는 전혀 다른 서부극 시대로 향한 Read dead redemption(줄여서 레데리). 전체적인 자유도, 범죄자로 플레이하는 진행 방식 및 게임 엔진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무대배경을 두고 캐릭터와 스토리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껴진다. 어떤 시리즈를 더 좋아하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사람마다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자동차와 배, 비행기로 시원한 추격전과 탈주극을 보여주는 GTA 시리즈에 비해 레데리는 시대적 배경상 말을 타고 벌이는 추격전은 다소 느려 보이거나 시시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열차 강도 장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서부 시대 분위기는 색다른 분위기를 내는데,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레데리 1이 출시한 지 15년이 넘어 플스와 닌텐도로 리마스터 버전도 작년에 출시했다. 레데리 2가 출시한 지가 10년이 다돼 간다.(PS3, PS4, PS5 같은 3세대 기종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게임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받는지(돌려 말하면 신작이 나오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있다.

미루고 미뤄왔던 레데리 2를 시작한 것은 PS5를 새로 사면서였다. PS5가 출시 초부터 할 게임이 없다는 평이 자자했기 때문에, 그래픽 업그레이드도 해주지 않았지만 PS4 레데리 2 디스크를 구매하여 플레이를 시작했다. 콘솔에서 플레이했을 때는 다소 시대가 지난 그래픽이긴 하지만 여전히 디테일만큼은 놀랄만한 부분이 많다.

15년 전 완결을 본 레데리 1의 스토리가 전혀 기억나지 않아도, 혹은 레데리 1을 전혀 플레이해보지 않았더라도 레데리 2를 즐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토리는 레데리 1의 프리퀄, 레데리 1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면, 이 거대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미리 알 수 있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 면 아는 대로 다른 여운을 준다.

레데리 2는 그 완성도나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게임이다. 반박자 느릿한 GTA 식 조작감이나, 샌드박스 오픈 월드긴 하지만 결국에는 큰 선택지 분기 없이 진행하는 게임이다 보니 내가 직접 플레이한다는 느낌보다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부극 시뮬레이터로서 아서 모건이라는 인물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다면(아서 모건은 살인을 일삼는 서부 갱단이지만..) 마치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살았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점점 더 갈등이 최고조로 이르는 더치 갱단에 결말은 어떻게 될까? 사실 엔딩 지점에 이르면, 갱단이 어떻게 되는지는 관심 없고 그 갱단에 속해있던 인물 하나하나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만큼 주변 인물에 대한 빌드업을 훌륭하게 쌓아놨다. 각 챕터가 바뀔 때마다 주 무대가 바뀌는 부분은 자칫 반복/지루해질 수 있는 게임을 유연하게 풀어냈다.

시간이 된다면 사이드퀘도 다 깨보고 싶었지만, 메인 스토리 위주로 따라가다 보니 엔딩을 본 후 못하는 퀘스트가 꽤 있다. 사이드퀘를 노리고 있다면 미리미리 깨는 것을 추천한다. 에필로그는 레데리 1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안타까운 선물이다. 우리는 결말이 어떻게 될지 이미 알고 있다. 어떤 고난과 삶을 살게 될지, 그럼에도 전지적 시점에서 희망을 가지고 일어나는 존과 그 가족의 모습에서 프리퀄 이야기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선사한다.

음악, 영상, 스토리, 인물, 그리고 끝내주는 배경과 낭만. 레데리 2는 게임으로 다른 세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에 가깝다. 당신이 아직도 레데리 2를 해보지 않았다면, 이 명작이 더 빛을 바래기 전에 반드시 플레이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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