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DSLR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미러리스를 쓰다보니 그 간편한 무게와 똑딱이처럼 쓰는 단순한 조작법에 맛들려 DSLR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6개월 전에 구입한 갤럭시 노트 5의 후면 카메라가 폰카치고는 꽤나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마저 들고다니지 않았다. 특히 구형 미러리스를 쓰고 있는 덕분에 따로 충전기를 사용해서 충전하기도 귀찮고 또 결과물을 바로 핸드폰으로 볼 수 없고 컴퓨터를 한 번 경유해서 저장해야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카메라 액정이 돌아가긴 하지만 셀카는 안되는 것도 X70을 구입한 변명 중 하나였다. 그렇다. 앞서 말한 건 Nex 5n이라는 구형 미러리스 제품과 갤럭시노트5 조합으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것들이었다. X70은 화질이 개선되거나 정말 ‘작품’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아니다. 그럼에도 처음 보는 순간 클래식함이 가득 묻어있는 외관 디자인과 다양한 필름시뮬레이션, 후지 고유의 쫀득한 색감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가격이 정가 89만원. 보급형 DSLR을 구입하고도 괜찮은 똑딱이 카메라를 추가로 구입할 수 있을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눈에 들어오는 건 X70 뿐이었다.
그래서 부산 여행 떠나기 전, 부랴부랴 구입했다. 가격은 정가로 샀지만 샤오미 정품 10000mAh 보조배터리, X70 렌즈 필터, 가방 등 이것저것 들어있어서 그냥 구입했다. 게다가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로 구입해서 8900원을 환급받았으니 인터넷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구입한 후 첫 촬영하고 든 느낌은 그냥 쏘쏘 하다는 느낌. 엄청나게 기대하던 물건을 구입하고 만족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는데 X70은 별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nex 5n 이 더 잘나오면서 나랑도 더 맞는 느낌. 중고로 구입해보고 안 맞으면 팔았어야 했나 고민했다.
하지만 X70의 위력은 여행에서 나타났다. 부담없는 무게와 크기로 넥스트랩을 하고 (물론 렌즈캡 때문에 좀 신경이 많이 쓰인다.) 여행지 곳곳을 돌아다녀도 목에도, 여행에도 큰 부담감이 없다. 게다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패션 아이템으로도 나쁘지 않다. 어쨋든 중요한 건 여행사진! 인물 사진을 찍을때도 시원하게 뒷 배경을 잘 날려주고 셀카모드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을 뽑아낸다. 풍경이나 사물을 찍는데 있어서도 화질이 똑딱이라서 나쁘다는 느낌보다는 확실히 폰카에 비하면 카메라긴 하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어플을 이용해서 원격 촬영이나 바로 사진을 빼올 수 있는 점도 여행에서 매우 편리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뷰파인더의 부재는 많이 아쉽다. 게다가 소니미러리스의 찰진 셔터음을 듣다가 X70의 셔터음은 다소 조용하다 못해 밋밋한 ‘찍’ 소리가 난다. 사진 찍는 맛은 사라졌지만 사진을 찍을 때마다 이목을 끌지 않고 조용하게 촬영할 수 있는 점은 좋다.
다이얼 조작은 편하진 않다. 확실이 X100T 가 좀더 손에 잘감기는 맛이지만 무게도 묵직하게 느껴진다. 무게에 상관없다면 좀 더 괜찮은 카메라 옵션이 많으니 X70을 보러왔다가 X100T를 사는 전형적인 루트를 타진 않았다.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지만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X70을 구입하려고 한다면 일단 말려볼 것 같다. 갤럭시 7만 가지고 있어도 굳이 구입할까 싶은 카메라. 특히 야경에서는 설정을 잘못했는지 아무리 찍어도 잘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후지 특유의 색감도 다른 후지 카메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카메라 X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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